10년 교회 목사의 '지푸라기 잡기'
서울런4050으로 취업성공 박찬후씨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을 요청했죠."
올 7월 경기도 의왕의 한 IT스타트업 신입으로 취업한 박찬후(39) 씨는 '서울런4050'에 지원한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취업 전 10년 간 한 교회에서 목사로 일했다. 교역자 일을 정리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든 그에게 재취업 시장은 험난하기만 했다.
서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그는 '나 아니면 안 되는 그런 일'을 찾겠다는 생각에 개발자로 일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6개월 동안 국비지원 개발자 과정을 밟았다. 한국 나이로 40세, 뼛속까지 문과였던 그에게 코딩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어렵게 6개월 과정을 수료했지만 진짜 난관은 그때부터였다.
이력서를 넣어도 면접 기회는 오지 않았다. 나이많은 신입이 회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찾고 또 찾던 박씨가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4050을 발표하고, 교육, 상담, 일자리 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씨는 "마흔이 다 돼 50플러스를 찾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상황이 절박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을 요청했다"며 "감사하게도 IT 전문인으로 살아온 재단 정남균 선생님을 만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의 4050 대상 이직지원 프로젝트인 런앤잡 4050 마케팅 과정을 수강하면서 데이터분석 및 데이터 시각화 직무를 익힐 수 있었다. 마케팅을 전혀 몰랐지만 기본개념부터 방법론까지 익히고 기업연계형 프로젝트로 배운 이론을 적용해볼 수 있었다.
박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매니저들과 컨설턴트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넘어 감동을 받았다. 안 그래도 취업으로 불안하고 지친 지원자들인데 언제나 따뜻한 미소와 친절을 절대 잊지 않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실용적인 커리큘럼부터 밀착형 학생 관리, 적극적인 취업컨설팅과 기업연계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며 "다만 기간이 한 달보다는 두 달이었으면 배운 것들을 더 많이 다양하게 적용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150개의 이력서를 넣고 5곳의 면접을 거친 끝에 현재 재직 중인 홍익솔루스에 취업했다. 한 살 많은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자신보다 어린 직원들 사이에서 나이 많은 신입으로 씩씩하게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40대 이후로 회사 세 곳에 취직해보니 어디든 다 (나이많은 신입에 대한) 거부감들이 있다"면서도 "본인이 만들어가기 나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처지의 취업준비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저처럼 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 분들에게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 한 마디를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이 꺾인다면 기회는 날아가지만, 꺾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기회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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