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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 알바 시작' 수험생, "꼭 필요한 노동법 기억하세요"

  • 사회 | 2023-11-18 00:00

수험생, 수능 이후 가장 하고 싶은 일 '알바'
근로계약서 반드시 작성…임금 받을 땐 꼭 명세서도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1시험장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리고 있다. /황지향 기자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1시험장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리고 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험생들은 수능 이후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수험생 10명 중 4명은 수능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아르바이트를 꼽았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6~13일 수험생 62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능 끝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아르바이트가 3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행 28.3%, 외모 관리 10%, 취미 생활 9.1%, 운전면허 취득 7% 순이었다.

수험생들이 원하는 한 달 알바비는 평균 108만 6855원으로 나타났다. 목적으로는 개인 용돈 마련이 40.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여행 경비 마련(38.9%), 스마트폰·노트북 등 가지고 싶었던 물건 구매(28.7%), 저축·주식투자 등 재테크(19.0%), 부모님 선물 마련(16.8%), 등록금 마련(15.3%) 등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 경험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근로계약서나 임금명세서를 주지 않거나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들을 주의해야 한다. 이에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새내기 알바생이 꼭 알아야할 근무시기별 노동법을 공개했다.

◆ 일하기 전, 근로계약서·최저임금 체크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채용공고와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모든 근로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계약서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노동자에게 '교부'하도록 돼있다.

사장이 근로계약서를 주지 않으면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할 수 있고,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근로계약서 안에는 근무장소와 업무내용, 근로계약 기간과 근로시간, 급여와 수당, 임금을 지급하는 주기와 방법, 근무일과 휴일, 휴게시간, 유급휴가 등의 내용이 반드시 담겨있어야 한다.

사업주가 '업무상 실수를 하면 배상액을 얼마 물어야 한다' '마음대로 퇴사해서 사장에게 손해를 끼치면 위약금을 줘야 한다' 등 배생액을 미리 정하는 내용은 위법으로 근로계약서에 적혀있어도 무효다.

'시급을 조금 높여주는 대신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 등 법으로 강제하는 사항을 위반한 근로계약 역시 무효다.

최저시급과 4대보험 가입 여부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2023년의 최저시급은 9620원(주 40시간 월급 201만580원), 2024년의 최저시급은 9860원(주 40시간 월급 206만740원)이다. 간혹 수습기간을 정해놓고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주겠다고 통보하는 사업주가 있다. 하지만 1년 미만 계약을 체결했거나 운송·청소·경비·가사·농림어업 직종 등 단순노무직 노동자의 경우 수습기간에도 임금을 100% 지급해야 한다.

단순노무직 외의 직종에서 1년 이상 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라도 최대 3개월까지만 최저임금의 90% 이상의 범위 내에서 급여를 낮춰 지급할 수 있다. 사장이 '일 배우는 속도가 느리다'며 수습기간을 무한정 늘리고 그 기간 급여를 마음대로 낮춰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이다.

4대보험 가입 여부를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사장도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은 예외없이 모든 노동자가 의무가입 대상이고, 고용보험은 주말 아르바이트처럼 주 15시간 이하(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로 일하는 경우에도 3개월 이상 계속 일하게 되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주 15시간(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경우 의무 가입 대상이다.

설령 사장의 강요나 합의를 통해 4대보험 미가입 서약서 등을 작성했다고 해도 이러한 서약서는 효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 근로시간·주휴슈당·휴게시간 따져봐야

근로계약서에 적힌 일 시작과 종료 시간을 넘어 '업무 준비를 위해 30분 먼저 와라' 등의 지시를 할 경우가 있는데, 길어지는 노동시간 만큼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사용자는 주 15시간 이상인 노동자가 결근 없이 일주일을 일했다면 주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줘야 하고, 그에 따른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주휴수당은 4인 이하 사업장 아르바이트생도 똑같이 적용된다. 근로계약서가 월급제로 적혀 있다면 기본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급휴가는 1개월 개근 때 1일이 발생하고, 1년을 근무하면 매달 생기던 유급휴가 대신 15일의 연차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하면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휴게시간은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30분 이상, 8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이 근무시간 도중 부여돼야 한다. 휴게시간은 노동자가 온전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일을 시킨 경우 휴게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으로 보고 급여를 줘야 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21년 11월 19일부터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급여를 지급할 때 노동자에게 임금명세서를 꼭 함께 줘야 한다. 직접 종이로 출력해 전달한 것 외에도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전자문서를 전달하는 것도 효력이 인정돤다. 임금명세서에는 노동자의 인적사항(이름, 생년월일, 사원번호 등)과 임금 지급일, 임금 총액, 기본급과 각종 수당과 같은 임금 항목은 물론이고 각종 수당과 공제사항의 산출식이 반드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 괴롭힘·성희롱을 당했다면

첫 알바에서 괴롭힘이나 성희롱 피해를 입으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녹취나 영상, 카톡, 이메일 같은 직접 증거뿐 아니라 간접증거(목격자 증언, 지인과 해당 상황에 대해 나눈 카톡 대화 등), 정황증거(일기, 일지 등)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증거를 확보했다면 전국의 노동자 지원센터나 직장갑질119 오픈채팅 상담방 등에서 상담을 받으며 대응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고용노동부 누리집 민원신청 코너에서 노동청 진정을 할 수 있고, 직장내 성희롱은 5인 미만 사업장이더라도 진정이 가능하다.

알바라도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해고를 하려면 30일 전 예고를 해야 하고, 예고를 하지 않으면 30일 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해고예고수당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이 된다.

다만 이는 해고에만 해당된다. 사직서를 제출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할 수 없고, 해고예고수당과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쌍방이 합의한 권고사직의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고용보험 상실 신고가 코드23번으로 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도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경우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를 교부받지 못해 기본적인 근로조건과 계약형태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추후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 사건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채용공고를 캡쳐해두거나 사업주와 근로조건에 대해 자연스럽게 문자, 카톡 등을 하며 기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일을 하기 전에 최저임금, 주휴수당, 휴게시간 등의 기초적인 노동법을 숙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1시험장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응원전이 열리고 있다. /황지향 기자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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