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측 "경영자금으로 사용"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검찰이 비상장회사 자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이를 '대북송금' 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추궁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그룹 경영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의 2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김 전 회장이 실소유한 비상장회사인 '희호컴퍼니' 전 대표이사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비상장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에 따르면 희호컴퍼니는 2019년 10월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7차 전환사채 약 50억원 상당을 인수한 후 그중 일부를 팔아 2억5000만원을 또다른 비상장회사 '오목대홀딩스'에 빌려줬다.
이후 오목대홀딩스는 이 2억5000만원으로 또다른 비상장 회사 판토스홀딩스에서 빌린 자금을 갚았는데 이 돈이 결과적으로 '대북송금'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자금 흐름을 추궁하며 "결과적으로 타고 타고 들어가면 대북송금 자금이었던 것 같은데 듣거나 아는 바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김 전 회장이 개인적 용도로 썼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고 답했다.
또 A씨는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의 지시를 받아 희호컴퍼니 설립을 위한 명의를 빌려준 후 저축은행에서 희호컴퍼니 명의로 직접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저축은행에서 희호컴퍼니 명의로 직접 대출을 받은 데 대해 "대출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고 그룹 운영자금으로 알았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측은 비상장회사 횡령 의혹에 대해 모두 김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이고 자금 출처도 김 전 회장 '본인 자금'에서 비롯됐기에 횡령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은 2019~2021년 쌍방울그룹 임직원 명의로 세운 비상장회사(페이퍼컴퍼니) 5곳 자금 약 538억 원을 횡령하고,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 200억 원을 거래하면서 관련 내용을 허위로 공시하거나 누락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됐다.
경기도가 2019년 추진하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추진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한 혐의도 있다.
다음 공판은 23일 열린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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