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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신 축하 선물' 전청조, 10월까지 '남현희 카톡 가스라이팅'

  • 사회 | 2023-11-07 14:46

본지, 남현희-전청조 카톡 대화 입수
남현희, 임신→유산→임신 착각…전청조, 아기 신발까지 선물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전청조 씨가 지난달까지 '임신 가스라이팅'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 김포 거주지에서 경찰에 체포돼 이동하고 있는 전청조./이새롬 기자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전청조 씨가 지난달까지 '임신 가스라이팅'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 김포 거주지에서 경찰에 체포돼 이동하고 있는 전청조./이새롬 기자

[더팩트 | 조소현 기자] "속은 어때? 임신한 게 와 닿아?"

"큰일이야. 배 나오는 게 느껴져."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 씨와 최근 헤어지기 전까지 자신이 실제로 임신했다고 믿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산부인과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혈액검사상 임신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고도 '임신테스트 양성이 정확한 검사라고 전제한다면 유산이 된 걸로 보이며, 아니면 임신테스트 자체가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병원 측 설명에도 자연 유산 가능성을 믿은 카톡 내용이 확인됐다.

이는 아기 신발 선물을 하는 등 남 씨가 임신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암시한 전 씨의 '임신 가스라이팅'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남 씨도 당연히 임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전 씨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내용이다.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의 지난달 3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 대화 내용. /독자 제공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의 지난달 3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 대화 내용. /독자 제공
남 씨는
남 씨는 "근데 증상이 있었으니까. 또 그럴 수 있는 거니까"라며 다시 유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자 제공

7일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남 씨와 전 씨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 대화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달 3일 오전 1시11분 "뭐 하고 있어?"라며 남 씨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카톡으로 대화하자며 말을 건 전 씨는 이내 "속은 어때? 임신한 게 와 닿아?"라며 남 씨의 임신을 걱정했다. 남 씨는 "속은 괜찮은데 어제부터 또 먹어. 큰일이야. 배 나오는 게 느껴져"라고 답했다.

이날은 남 씨가 전 씨와의 재혼을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이다. 남 씨는 전 씨의 성전환 수술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남 씨는 재혼 발표 이후 논란이 확산되기 전까지 자신이 임신한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전 씨가 체포되기 전 진행한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생물학적으로 저랑 임신이 불가능하다. 남현희도 제가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걸 알고 있는데 걔가 XX이 아닌 이상 저랑 임신이 된다고 알겠냐"는 주장과도 배치된다.

남 씨는 전 씨에게
남 씨는 전 씨에게 "즐겁지 않은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겠냐"며 "저번에 유산된 것처럼 또 안되면 다행이다 싶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제공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의 지난달 3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 대화 내용. /독자 제공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의 지난달 3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 대화 내용. /독자 제공

남 씨는 이번이 두 번째 임신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3월에도 임신했다가 유산된 것으로 믿었다. 남 씨는 지난 4월25일 첫 임신 착각 당시 방문했던 산부인과에서 '혈액검사상 임신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 달 전 임신테스트 양성이 정확한 검사라고 전제한다면 유산이 된 걸로 보이며, 아니면 임신테스트 자체가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게 산부인과 진단이었다. 남 씨는 유산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에 주목했다. 전 씨 경호원을 통해 건네받은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양성 반응)이 나온 것도 임신을 믿은 이유 중 하나였다.

카톡 대화에서 남 씨는 "몸의 변화가 스스로 느껴지냐"는 전 씨 질문에 "이전까지 속이 안 좋은 거랑, 2일 전부터 또 먹는 거랑 보면 맞는 것 같긴 한데"라며 "(임신)테스트도 그렇게 나오니까"라고 했다.

전 씨에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당했다는 남 씨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화 내용도 발견됐다. 남 씨는 "근데 또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라며 임신을 의심했다. 남 씨는 3월에 착각했던 유산을 예로 들며 "전에 병원 갔을 때 아기집이 없다잖아. 그럴 수도 있구나. 신기했어"라고 했다. 임신 증상이 있는데 임신이 아닐 수도 있어 신기했다는 언급이다. 그러자 전 씨는 "그때는 유산이었잖아. 자연유산"이라며 임신이 안 된 것이 아니라 유산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에 남 씨는 "근데 (임신) 증상이 있었으니까. 또 그럴 수 있는 거니까"라며 다시 유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전 씨는 임신 축하 선물로 남 씨에게 케이크와 아기 신발도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전 씨가 준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이 나온 것은 부산에서 플러레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던 지난 3월17일이라고 한다. 전 씨는 6일 뒤인 3월23일 남 씨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선물했다.

이후 4월 6일에는 명품 브랜드 H사에서 아기 신발도 구입해 선물했다. 남 씨는 아이를 낳으면 신기려고 보관하다 전 씨의 사기 행각이 알려진 뒤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최근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48점 등 남 씨가 전 씨에게 받은 물품을 압수했다. 여기에 아기 신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씨가 계속해서 유산을 걱정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 씨와 결혼을 앞두고 다투던 남 씨는 "즐겁지 않은데 아이가 건강히 자라겠어"라며 "저번에 유산된 것처럼 또 안되면 다행이다 싶어서 생활하고 있어. 또 유산된다 해도 별로 슬프지도 않을 것 같고"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는 전 씨에게 남 씨는 "이 아이 다음은 없어"라며 "어차피 가져지지도 못 할 것 같고 나이 때문에 유지도 못할 거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임신과 유산이 반복되면서 내 몸이 더 망가지고 있어"라며 "혹시 뭔가 부족해서 비정상적인 아이가 나오면 어쩌나 계속 걱정해. 비정상적인 아이가 태어나는 것보다 안 낳고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할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 씨는 "나랑은 아이가 없더라도 (관계를) 잘 유지할 마음이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 또 "내가 억지를 부려서 아이를 낳자고 하는 게 과연 옳은 일 일까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내려 놓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큰 거야"라며 남 씨가 본인의 아이를 가졌다는 식으로 남 씨를 속였다.

전 씨가 임신 축하 선물로 남 씨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기 신발. /독자 제공
전 씨가 임신 축하 선물로 남 씨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기 신발. /독자 제공

이날 카톡 대화 이후 남 씨는 지난달 23일 모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전 씨와의 재혼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터뷰 이후 전 씨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며 사기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 씨는 이별을 통보하고 전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남 씨는 해당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남 씨는 "전청조가 주는 임신테스트기로 검사하면 항상 두 줄이 나오더라. 임신테스트기가 다 가짜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며 "산부인과에 가서 진단을 받으려고 했는데 (전청조가) 계속 막아서 못 갔다. 전청조가 책임지겠다며 같이 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남 씨는 지난 3월 초부터 전 씨와 본격적으로 교제했다. 이후 지난 4월 임신한 뒤 유산한 것으로 착각했다. 지난 10월에는 두 번째로 임신했다고 생각했다. 당초 남 씨는 전 씨의 성전환 수술을 알았기에 미심쩍어했다. 하지만 전 씨와 대화를 통해 자신이 임신했다고 믿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전 씨는 자신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에게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는 수법으로 총 20명으로부터 2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 씨와 남 씨가 공범'이라는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경찰은 남 씨도 사기 혐의로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남 씨는 전 씨의 범행을 몰랐다며 사기 공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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