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자신이 맡은 학교폭력 피해자 유가족의 재판에 수 차례 불출석해 소송에서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유족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변호사의 법률대리인 성종규 변호사는 이날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두 번째 조정기일을 앞두고 유족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해달라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권 변호사 측은 의견서에서 "이씨의 재판받을 권리와 상고할 권리 침해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는 전반적으로 인정하지만 권 변호사 또한 이씨가 사실관계를 언론에 공표함으로써 받은 '정신적 충격'이 함께 고려돼 판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해배상 범위도 자신이 받은 수임료에 대한 과실 정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 측은 "이씨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범위 중 적극적 손해는 권 변호사가 받은 총 900만 원의 수임료에 대한 과실 정도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승소할 수 있는 금액은 소극적 손해로 인과관계 인정이 어렵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2015년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주원 씨의 어머니인 이씨가 가해자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으나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하면서 지난해 11월 원고 패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민사소송법은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이씨는 지난 4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위자료 1억원 등 총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권 변호사는 지난 6월19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 처분을 받기도 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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