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지연 등 국민 피해 우려"
변협 추천 법적 효력은 없어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1달 가까이 공석인 대법원장에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오석준 대법관(사법연수원 19기),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16기), 이종석 헌법재판관(15기), 조희대 전 대법관(13기),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18기)를 후보자로 추천했다.
변협은 사법평가위원회를 열고 논의한 내용을 종합해 대법원장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3일 변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낙마 후 사법 공백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대법원장 후보를 공개 추천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변협은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열고 후보자를 검토했다.
변협은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되면 재판 지연 현상이 심화될 것이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해당 후보자들을 선정한 대한변협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 추천 후보자 중에서 적임자를 골라 국회에 제청하고, 동의권자인 국회 역시 최단기간 내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변협이 밝힌 후보자는 총 5명이다. 우선 오 대법관은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1990년 임관돼 서울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해 법리에 해박하고 재판실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부산지방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친 법조계 전문가다. 이 부장판사는 법리 해석을 치밀하게 하는 판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30년간 법관으로 재직한 이 재판관은 2018년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담당관을 역임해 법원 행정과 재판 사무에 정통하고 사법재판제도의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 수석부장판사 재직 당시 기업회생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속한 시장복귀를 돕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기업회생 분야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조 전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2020년 퇴임한 조 전 대법관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법부 발전에 헌신하고 법을 통한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20년 청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홍 부장판사는 판사 경력이 30년이 넘고 지난 2009년, 2010년 2년 연속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여 년간 재판연구원, 법관 등을 대상으로 한 '판례공보 스터디'를 운영해 오며 법원의 재판역량 강화에도 기여해 왔다.
대법원장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퇴임한 후 국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35년 만에 공백을 맞았다. 현재 권한대행을 맡은 안철상 대법관도 내년 1월 1일 퇴임을 앞둔 상태다.
대법원장 임명이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를 거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공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임자 제청이 대법원장 권한이다 보니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2명의 빈자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변협 회장은 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하지 않아 변협의 후보자 추천에 법적 효력은 없다. 다만 변협은 법조계 전문가로서 지난 1999년부터 차기 대법원장을 추천해 왔다. 변협은 "추천한 후보자들을 토대로 신중한 논의가 이뤄져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법원장이 임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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