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활용 시민 공모전'서 24건 당선작
생활정원·1인가구 공유 수납공간 눈길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아이들의 놀이교실과 노인의 여가시설이 어우러진 찻집, 생활정원, 1인 가구를 위한 공유 수납공간.
서울 시민들이 직접 제안한 빈 집 활용 아이디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10년 이상 거주자 없이 방치된 빈 집은 2019년 법정 실태조사 기준 2972곳이다. 이후 시와 각 자치구의 정비 노력으로 일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빈 집은 거주자가 없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화재와 붕괴 위험이 높다. 각종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여 미관을 해치고 범죄에 취약해 지자체마다 골칫거리다.
이에 시는 빈 집 활용을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시민들에게 구했다. 올 8월부터 진행한 시민 공모를 통해 24건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커뮤니티 시설과 생활정원, 1인 가구를 위한 공유 공간까지 다양한 분야 아이디어가 이름을 올렸다.
디자인 부문 대상을 받은 '성북동 소반 찻집'은 성북구 정릉로 1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노유자시설(어린이집·경로당)을 마루와 어린이 놀이 공간을 갖춘 지역 커뮤니케이션 시설로 설계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의 요양시설과 어린이집을 통합했다. 지하 2층~지상 2층 시설로 아이들 공간인 놀이교실과 노인 여가시설인 소반 찻집을 함께 배치했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이성애(25) 씨는 "지역 공동체 시설의 기능을 하면서 아이들이 노는 공간과 경로당처럼 노인이 시간을 보낼 공간을 구성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카페를 생각했는데 성북동 특성과도 안 어울리고 개인이 따로 앉아있는 느낌이 강해서 카페 대신 영화 '집으로'를 참고해 '소반'과 '마루'라는 개념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빈 집을 주거와 학교, 일터 사이 '제3의 공간'으로 활용해 휴식·사회 교류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은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았다. 66㎡(20평) 이하는 텃밭과 놀이터, 66~132㎡(20~40평)는 놀이터와 도심형 캠핑, 로컬스테이 등의 용도로 제안했다. 132㎡ 이상 규모의 빈집은 주민 운동·문화시설과 청년 창업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활정원을 내세운 아이디어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빈 집 활용을 통한 생활정원 마련 계획'은 증가하는 1인 가구와 노인층들이 '따로 또 함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디자인의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한 생활정원을 내세웠다.
1인 가구를 위한 공유 공간도 눈길을 끈다. 디자인 부문 은상을 차지한 '아낌없는 그루터기'는 사법시험이 없어지면서 관악구 거주 청년들이 줄어든 현실에 착안했다.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1층에 1인 가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세탁기와 프린트 같은 공유 인프라를 설치했다. 2층에는 청년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실내정원을 조성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들은 제 4회 서울·도시 건축비엔날레와 연계해 16일부터 29일까지 시청 본관 1층에 전시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접근성과 교통이 안 좋은 빈 집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이번 공모전을 실시하게 됐다"며 "우수한 아이디어가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자치구, SH공사 및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해 빈 집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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