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때 탈출 불가능했던 고정형 물막이판 개선
집중호우 발생 때 물막이판과 방범창 동시에 열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방범창 일체형 물막이판을 설치하면서 개선된 성능을 직접 체험한 주민들이 '진짜 안심이 된다', '물막이판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지금 좋네' 같은 반응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침수 발생 때 물막이판과 방범창이 동시에 열리는 방범창 일체형 물막이판을 개발한 최강윤(57) 강동구 치수과장은 반지하 가구에 무료 설치를 지원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떠올리며 웃었다.
최강윤 과장이 개발한 방범창 일체형 물막이판은 지난달 12일 서울시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자치구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했다. 원인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고정형 방범창이 지목되면서 시는 여닫을 수 있는 방범창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최 과장이 개발한 물막이판은 집중호우로 물이 차오르면 물막이판의 경보알람이 울려 침수 위험을 미리 알 수 있고 물막이판과 방범창이 동시에 열려 비상시 신속한 탈출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최 과장은 개폐형 방범창은 구 건축과에서 담당하고 물막이판은 치수과에서 시행하는 등 사업 이원화에 따른 주민불편과 행정 비효율 문제에 주목했다.
그는 "반지하에 거주하는 분들은 소외계층이 많은 특성상 매일 생업에 종사하느라 방범창 따로 물막이판 따로 설치한다고 하면 호응을 잘 안해주신다"며 "그래서 주민들에게 딱 한 번만 집에 와서 문을 열어주시면 된다고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알루미늄 재질의 투박한 디자인 물막이판에 대한 건물주와 세입자의 거부감을 해소하는 것도 숙제였다.
최 과장은 "반지하 창문을 물막이판으로 다 두르면 이 집은 침수가 되는 집이라는 인식이 생겨서 부동산 가치 하락을 우려한 건물주들이 설치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투박한 기존 디자인을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투명한 재질로 바꿔서 채광도 잘 되고 눈에 잘 안 띈다는 점을 알리며 조금씩 인식을 개선해나갔다"고 말했다.
이원화된 행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서간 이견 극복도 '적극행정'으로 나아가는 장애물 중 하나였다.
최 과장은 "반지하 대책에 대한 조사는 건축과에서 맡고 물막이판 시공과 설치, 주민 접촉은 치수과가 하는 것으로 업무 분담을 했다"며 "부서 간 업무 분담을 빠르게 정리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짚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적극행정에 대해서는 단순명쾌한 대답을 남겼다.
그는 "딱딱하고 거창한 것을 말한다기보다는 행정 서비스를 받는 주민들이 만족하고 수긍하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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