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거래소와 MOU…피해회복 집중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 경기 파주에 사는 최모(50) 씨는 지난 2018년 6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피해를 입었다. 적금 등으로 마련한 4억4000만원을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와 연결된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 최근 피해금 2억3900만원을 돌려받아 피해를 덜게 됐다.
#2. 경남 밀양에 거주하는 이모(57) 씨는 지난 2019년 6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3600만원 피해를 입었다. 사기 피해로 5년 동안 정신질환 치료를 앓아왔으나 경찰 도움으로 피해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3. 서울 구로에 살던 숨진 고모 씨(당시 54세) 지난 2018년 7월 1620만원 피해를 입었다. 사건 발생 다음 달 간암을 진단받아 투병 중 이듬해 10월 숨졌다. 고 씨 유가족은 최근 경찰 도움으로 피해금 중 1100만원을 환급받았다.
경찰이 거래가 정지된 가상자산 계정에 약 122억원 범죄 피해금이 동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 503명에 환급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2일 기준 103명에 40억원을 환급해 줬다고 26일 밝혔다.
피싱 조직은 최근 은행 계좌를 이용한 수익 이전이 어려워지자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범죄수익을 국외로 이전하는 추세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신속한 피해 환급이 가능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법적 근거가 없어 회복이 쉽지 않다.
지난 2017년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곳이 피싱 범죄로 동결한 계정은 339개, 미환급 피해금은 122억3000만원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2543개 금융계좌 자금추적을 벌여 피해자 503명을 모두 특정해 정보를 거래소와 공유하며 회복 절차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21일 가상자산 거래소와 피해금 환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피해자가 직접 방문해야 했던 방식을 간소화해 비대면으로도 신속히 환급되도록 개선했다. 경찰 관계자 "환급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일은 없으니 요구를 받으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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