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횡령·배임 혐의 11차 공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회삿돈으로 구입한 고가 외제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측이 테스트 용도로 사용했다며 차량 구입 목적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회장 자택에 차량 출입 기록이 500회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11차 공판을 열었다.
조 회장은 페라리 488·포르쉐 타이칸·포르쉐 911 타르가·레인지로버 등 고가의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리스해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배임)를 받는다. 조 회장 측은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모두 배임죄로 단정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차량 구입 품의서를 작성한 한국타이어 직원 A씨는 '구매 목적에 고성능 타이어 개발 테스트 카라고 기재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앞선 품의서의 양식을 참고해 기계적으로 쓴 것"이라면서도 "차량 사용 목적에 고성능 타이어 개발도 있고 마케팅이 '임원 수행' 용도도 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조 회장과 공범으로 기소된 한국타이어 직원 박모 씨를 통해 "고가 차량이니 해외 바이어 의전용으로도 사용 가능하고, 회장님이 직접 타보며 경험해보는 용도도 있다"고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조 회장 측도 지난 6월 첫 공판에서 "의사결정권자이자 임원인 조 회장이 '일반 고객' 관점에서 직접 경험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레인지로버 차량이 조 회장의 배우자 수행 용도로 사용된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사모님은 임원이 아니지 않느냐. 사모님이 타고 다니는 게 차량 구입 목적에 부합하느냐"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고가 차량의 경우 파손 위험도 있고 유지 관리를 위해 위탁 업체에 맡겼지만, 운행 편의를 위해 일부 차량을 조 회장의 자택 차고지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차량 자택 출입 기록이 500회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포르쉐 타이칸 차량의 경우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조 회장의 주거지에 500번 가량 드나들었다"며 "조 회장의 집에 주차돼있었는데 위탁 업체에 보관된 게 맞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이에 A씨는 "직접 확인한 건 아니지만 보관됐다고 들었고 사진으로 한 번 봤다"고 답했다.
검찰은 포르쉐 911 타르가 차량에 대해서도 "차량 계약 직후인 2021년 3월부터 조 회장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된 올해 1월까지 200회 넘는 자택 출입 기록이 확인된다"고 따졌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5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하고 2014년 2월~2017년 12월 MKT에서 약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27일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3월 현대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악화를 알면서도 사적 친분으로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혐의도 있다.
지난 2020년 개인 자택 가구비 약 2억6000만원을 한국타이어 신사옥 가구 대금에 같이 포함시켜 회삿돈으로 지출한 혐의, 같은해 8월 자택 이사비 1200만원을 해외 파견 주재 직원들의 이사비용에 같이 포함시켜 회삿돈으로 지출한 혐의도 있다.
다음 공판은 20일 열린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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