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망상 시달려…스토커 많은 AK플라자로 장소 선택"
전문가 "반성보다는 감형에 관심 있어 보여"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14명을 사상자를 낸 피의자 최원종이 한 언론매체에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조선일보는 현재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원종이 보낸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편지 5장을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최원종이 자신이 흉기 난동을 저지른 이유와 성장 환경, 구치소 생활과 수사 과정에서 주장했던 '심신미약'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매체는 해당 편지에는 최 씨의 일반적인 주장이 담겼고 내용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원종은 편지에서 "중학교 시절 소심한 성격으로 대인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말이 잘 나오지 않고 사고가 흐려지며 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겨 고등학교 진학 후 한 달이 되기 전에 자퇴했다"고 주장했으며 "자퇴 이후 부모님과 싸우며 사이가 좋지 않아 대화가 단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 커뮤니티로 세상과 소통하며 고립감을 해소했다"고 덧붙였다.
최원종은 "당시 저는 마치 나무의 포도를 따지 못한 여우가 포도는 맛이 없을 것처럼 자기합리화하는 것처럼,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사회 자체에 대해 증오심과 반발심을 갖게 됐다"며 "사회를 저주하는 글이나 사람을 해치고 싶다는 글을 작성해 분풀이를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랜 생각 끝에 해결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자리 잡고 싶다고 생각해 혼자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혼자 생활한 뒤부터 피해 망상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최원종은 "몇 달 전부터 지역주민들을 포함해 지역, 가게, 인터넷 커뮤니티, 게임 모든 곳에서 저를 향한 조직 스토킹이 시작돼 심각한 괴롭힘이 시작됐다"며 "남자 여자 노인 어린아이 모두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가담해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살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장 많은 스토커를 목격한 서현 AK플라자 사람들을 죽이기로 결심했다"고 적으며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편지에는 범행을 후회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는 "구치소에 한 달만 있었는데도 힘들고 괴롭다"며 "이런 생활을 앞으로 몇십 년 더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정신이 무너지는 것 같고 고문을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다 TV에 나오는 범죄자들을 욕을 하고 비난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며 "자퇴 이후 여러 번 실망을 시켰는데 마지막까지 이런 결과를 보여줘 부모님께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편지 내용을 본 전문가들은 최원종이 반성보다는 감형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승재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조선일보에 "편지 내용은 거짓말이 뒤섞여 법원이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줄 가능성도 없고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역시 "어떤 내용을 적는 게 본인에게 유리한지 분명하게 알고 자기방어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편지에 일종의 '영웅심리'가 담겨있다고 봤다. 그는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범인 조선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함에도 내용 상 이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며 "소영웅주의적인 과대망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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