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중심 치료·돌봄 기능
집배원과 협력 실종 노인 신고…고등학생 사진촬영 봉사도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치매환자의 병원 방문을 돕는 택시에 치매 예방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공원까지.
급격한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앞다퉈 일상과 함께 하는 치매안심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5일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6년 약 66만명이던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21년 약 88만명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 이르면 107만명, 2050년에는 302만명으로 예측된다. 이때가 되면 전체 노인의 15.9%가 치매 환자인 셈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6년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 치료·돌봄을 강조했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치매안심마을 사업 공모를 시작한 이후 서울시와 자치구도 관련 정책 확대에 나섰고, 대표적인 예가 치매안심마을이다.
치매안심마을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돌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치매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치매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천구는 구 전 지역을 아우르는 주민주도형 안심마을인 '기억보듬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억보듬마을 지정동에서 시행 중인 치매 환자의 병원 이동을 돕는 기억안심택시 이동 서비스를 다른 동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치매 환자에게 치매 예방 교육 자료, 책자, 만들기 키트 등으로 구성된 기억안심꾸러미를 전달하는 기억보듬 봉사단도 운영한다.
금천구 관계자는 "부정적인 치매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기억보듬마을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어르신의 인지기능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억안심꾸러미를 대상자 집으로 보내 찾아가는 교육과 영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65세 이상 독거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방배2동에 치매안심공원을 꾸민다. 지역 주민이 공원과 산책로를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치매 예방 정보를 안내받도록 한다는 취지다.
구는 치매예방수칙 안내 게시판과 치매예방 3·3·3 수칙 등 치매 관련 정보를 송출하는 로고젝터, 센서형 치매 관련 음성안내 보조장치 등을 연말까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온 동네가 함께하는 서초 기억청춘 마을' 사업을 통해 치매예방 서비스 개선과 확충을 추진한다. 치매환자 가정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인지 재활을 돕는 치매관리 프로그램과 인지자극 프로그램인 기억키움학교 등을 준비했다.
관악구는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놀이형 인지 훈련 프로그램 '치매안심노리터(老利攄)'를 실시한다.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뜻으로 치매 발병 가능성을 줄이는 프로그램이다. 실종 노인 발견 시 신고와 임시보호를 수행하도록 음식점, 카페, 약국 등 개인사업장과 치매 안전망도 구축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가 사회문제로 부각됨에 따라 지역사회 중심의 관리와 인식개선 노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돌보고 관리하는 치매안심마을을 확대해 치매환자와 가족 모두가 치매로부터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서구는 치매노인 실종에 대응하기 위해 집배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치매 노인이 실종됐을 때 골든타임 내에 찾는 게 관건인 만큼 강서구 전역에서 근무하는 집배원과 협력해 택배나 우편물이 집 앞에 쌓여있을 때 센터로 연계한다.
영등포구는 치매안심마을에 소재한 한강미디어고등학교와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영상학과 학생들이 2019년부터 치매 노인들의 가족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강미디어고등학교는 치매극복 선도학교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치매극복의 날에 보건복지부 유공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학생들의 치매 인식 개선 효과도 있고 어르신과 젊은 세대들 이어주는 세대 화합 효과도 있다"며 "기억을 잃어가는 분들께 추억을 남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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