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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받고 퇴근해요"…감정노동 어루만지는 120다산콜

  • 사회 | 2023-09-03 00:00

민원 하루 2만여 건 소화…안마·AI 건강관리·명상까지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렇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을 알차게 지원하는 일터가 있어 주목을 끈다. 치유의 숲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먹에 누워있는 상담사 모습. /120다산콜재단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렇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을 알차게 지원하는 일터가 있어 주목을 끈다. 치유의 숲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먹에 누워있는 상담사 모습. /120다산콜재단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 콜센터 야간팀 상담사 박경은(49) 씨는 업무 뒤 헬스키퍼실을 찾는다.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박씨처럼 감정노동과 근골격질환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안마를 해준다. 오전에는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먹에 누워 명상을 한다.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을 알차게 지원하는 일터가 주목을 끈다. 서울시 산하기관 120다산콜재단이 그 주인공이다.

120다산콜재단은 서울시와 25개 구 행정에 대한 상담 및 민원접수를 일평균 2만여 건 수행하는 대표적 감정노동 기관이다. 2012년부터 악성민원 법적대응 등 적극적인 상담사 보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종 전문기관과 연계해 신체·정신적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안마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직원 누구나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 재단 상주 시각장애인 안마사인 헬스키퍼에게 안마를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근골격질환을 방지하고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외부기관과 협업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임직원들은 빅케어 모바일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전국 권역별 검진기관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비교하고 4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예약할 수 있다. 마음상태를 기록하고 5가지 정신건강 자가진단과 심리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또 AI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인별 건강 데이터도 받아볼 수 있다. 일상정보, 음성, 심박변이도(HRV)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측정해 정서상태를 분석하고 위험도에 따라 행동지침 등 개인별 피드백을 제공한다.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렇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을 알차게 지원하는 일터가 있어 주목을 끈다. 직원들이 안마를 받을 수 있는 헬스키퍼실. /120다산콜재단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렇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을 알차게 지원하는 일터가 있어 주목을 끈다. 직원들이 안마를 받을 수 있는 헬스키퍼실. /120다산콜재단

서울대공원과 함께 진행하는 '치유의 숲' 프로그램은 직원들 사이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참가자들은 해먹에 누워 명상을 하고 숲 해설사의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박경은 상담사는 "상담사들이 (일할 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줘야 한다"며 "여기서는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안해도 되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자체조사에 따르면 치유의 숲과 힐링프로그램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88.9%를 기록했다. 헬스키퍼도 응답자 중 70.7%가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120다산콜재단 관계자는 "지금과 달리 2012년 당시만 해도 악성민원인 수도 훨씬 많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었다"며 "저희도 (보호장치가 없었던 것에 대해)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고 공공기관 콜센터 중 최초로 직원 보호 전담부서를 만들면서 직원들의 건강관리 대책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이같은 감정노동 특화 건강관리 지원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공공기관 콜센터 및 서울시 출연기관 최초로 제18회 대한민국ESG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ESG대상은 사회·기업·환경이 공존하는 ESG경영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환경 △공정운영 △소비자 관점 △지역사회 참여 등 7개 부문을 평가해 시상한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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