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작성자 대부분 "장난으로"
전문가 "재미 이면에 폭력성 깔려"
[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서울 신림동,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는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전국에서 올라오고 있다. 수사 결과 작성자가 회사원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경찰청 계정의 살인예고글까지 올라와 충격을 불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 기준 발견된 예고 글은 431건, 검거된 작성자는 192명에 이른다.
이 중 구속된 20명 대부분 뚜렷한 동기 없이 '장난'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시민들 역시 반복되는 살인예고글에 무감각해지는 분위기도 있다.
직장인 A씨는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설마 하는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 장난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상균 전 한국범죄심리학회장(백석대 교수)은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장난과 재미의 이면에 폭력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 등이 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경찰이 현재 인터넷주소(IP) 등을 추적해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있는데도 계속된다는 것은 단순히 재미 삼아 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영웅심리'가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SNS에 달리는 부정적인 댓글조차도 관심으로 여기고 우월감을 과시하는 심리다. 특히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젊은 세대일수록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쁜 관심'이라도 받으면 자신의 정체성이 뚜렷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 살인 예고로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10대는 80명으로 41.7%에 달했다.
다만 이같은 현상을 세대적 문제로 치부하고 무관심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반 시민들도 댓글 등을 통해 살인예고가 작은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단호하게 전달하고 본인이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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