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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해범 "이경우, '키우는 강아지 죽일 수 있냐' 물어"

  • 사회 | 2023-08-10 13:51

공범 연지호 증인 신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24일 강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등 7명의 2차 공판을 열었다. /남윤호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24일 강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등 7명의 2차 공판을 열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강남 납치·살해범 '3인조' 중 한 명인 연지호가 "주범 이경우가 '죄의식이 없어야 한다'며 키우는 강아지를 죽일 수 있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24일 강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등 7명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연지호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연지호는 이경우·황대한과 함께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하기로 모의하고, 황대한과 함께 실행에 옮겨 살해 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황대한과 배달업체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던 연지호는 "황대한이 '운전만 해주면 1억 원을 주겠다'며 범행을 제안했고, 당시 가난한 상황이라 뭐라도 해야 했다"며 범행 가담 경위를 밝혔다.

이후 황대한의 소개로 이경우를 만난 연지호는 "이경우가 '이 일을 하려면 죄의식이 없어야 한다'며 '키우는 강아지를 죽일 수 있겠냐'고 물었고, 제가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물으니 '네가 범행 당일 긴장해서 실수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경우와 황대한이 범행을 위해 '중국인'을 섭외하려 한 정황도 나타났다. 연지호는 "두 사람이 대림동에서 장기 적출을 하는 '중국인'이 구해지면 범행에 착수한다고 했다. 중국인이 (피해자) 납치와 '장기 적출'을 하고 우리가 협박을 할테니 제게 운전만 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이경우와 황대한이 장기 적출을 직접 언급한 것은 살해하겠다는 계획 아니냐'고 묻자 연지호는 "살해하겠다고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답했다.

이경우와 황대한은 '살인을 모의하지 않았고 살인하려는 의도도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하는 상태다. 반면 연지호는 강도살인 및 강도예비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강남 납치 살인범 연지호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남윤호 기자
강남 납치 살인범 연지호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남윤호 기자

'범행 도구'를 전달한 것도 이경우라고 주장했다. 연지호는 "이경우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큰 가방에 들어있는 몽키스패너와 장갑, 케이블타이, 마취제가 든 주사기를 건네줬다"며 "누구한테 보여주지 말라고 해서 트렁크에 넣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연지호가 언급한 범행 도구들을 압수물로 직접 제시하며 연지호에게 확인했다. 검찰은 납치 당시 피해자의 음성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도 직접 재생했다.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유상원·황은희 부부의 사주를 받고 지난 3월29일 오후 11시49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차로 납치해 마취제를 주사한 뒤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씨 부부가 피해자의 권유로 가상화폐(코인)를 구매했다가 손실을 보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17일 열린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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