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정부에 '폭염 대책' 촉구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건설노동자 10명 중 8명은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야외 작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폭염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토목건축 현장 3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설노조는 폭염시 일정 시간의 휴식을 제공하고 옥외작업을 중지하는 등의 고용노동부 폭염 대책이 건설현장에선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1.7%는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상황에서도 작업을 강행했다. 폭염특보가 발령돼 규칙적인 휴식 시간을 보장받은 건설노동자들도 25.6%에 그쳤다.
건설노조는 이같은 열악한 상황 때문에 상당수 건설노동자들이 두통같은 온열질환을 앓는다고 주장했다.
형틀목수 노동자 이창배씨는 "지난달 22일 서울 서대문구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 한 분이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이후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아내와 딸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의사가 뇌경색이라고 하더라"며 "이렇듯 건설현장은 8~9시간을 뙤약볕에서 일하면서도 충분한 휴식은 물론 그늘막조차도 없다"고 토로했다.
화장실이나 휴게실 등 건설현장 내 편의시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얼마 전에 한 건설현장에 가서 휴게 용도의 컨테이너에 들어갔더니 에어컨이 없었다"며 "에어컨 달아달라고 했더니 '여름 다 지나갔는데 무슨 에어컨이냐'는 식으로 말하더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폭염 속 건설현장 옥외작업을 산업안전보건법상 '고온·고열 작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고온·고열 작업에 해당하면 온도를 측정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도록 돼 있는데 건설현장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가장 뜨거운 햇볕을 정면으로 받는 야외 옥외작업을 고온·고열 작업으로 정의하고 대책을 세울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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