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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에 적막한 신림동…"평범한 조선 얼굴에 더 공포"

  • 사회 | 2023-07-31 00:00

사건 발생 1주일 후 곳곳에 깊은 한숨
주민은 치안 걱정, 상인은 매출 걱정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골목을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골목을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골목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동네에서 생긴 끔찍한 사건에 신림동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 이후 1주일이 흐른 28일 다시 찾은 현장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난데없는 사건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추모하던 공간은 정리됐지만, 주민들과 인근 상인들의 걱정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주민들은 치안 걱정에, 상인들은 매출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 "걸어다닐 때 무섭다"…평범한 조선 얼굴에 공포감도

신림동에 살면서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김모(27) 씨는 "매출이 확실히 줄었다고 점장님이 그랬다"며 "인근 도로를 다닐 때 (위험하다는 생각에) 많이 두리번거리게 된다. 호신용품을 갖고 있더라도 저렇게 사건이 일어난다면(손 쓸 방법이 없을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2) 씨는 "피해자가 제 또래고, 집도 여기 근처라서 여러모로 남일 같지 않다. 엄마랑 추모공간에 와서 꽃도 놓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공개된 피의자 조선(33)의 평범한 얼굴은 더욱 공포로 다가온다. 그는 "보통 사람으로 보여서 그게 더 무서웠다. 지나다니면서 마주쳐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이지 않는가"라며 "경찰들도 거리에 자주 보이고, 살인예고 글도 올라오고 하니까 저도 괜히 불안해서 집에 더 빨리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30대 취업준비생 A씨는 "(피해자들과) 비슷한 나이대라서 더 안타깝고, 그들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지 않았겠나"라며 "피해자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이었을 텐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해할 수 있다는 게 더 무섭다"고 언급했다.

◆ 상인들 "아무리 휴가철이지만장사 안 돼 큰일"

신림역은 하루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수가 10만 명이 넘는다. 주변 상권은 매우 발달한 지역 중 하나지만, 인근 상인들은 사건 발생 후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서 7년째 과일을 판다는 상인 B씨는 "싸움이 일어난 건 종종 봤어도 그런 사건은 처음이었다.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싶더라"며 "아무리 휴가철이라 해도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줄었다. (사건이) 아무래도 지장을 준다. (주변 상인들도) 다 장사가 안 된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C씨도 "젊은 사람들이 확실히 덜 다닌다"고 말했다.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날 신림동 골목에는 2인 1조의 경찰관들이 순찰을 도는 모습도 보였다.

조씨는 사건 당일 범행에 사용할 흉기 2점을 훔쳐 신림역 부근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출동한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23일 구속됐다.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면서 '왜 그랬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김수민 형사3부장 등 검사 4명을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은 "조씨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피해자들 및 유족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경청해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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