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초·중·고 교사 3만2951여 명 설문조사 결과
"정당한 교육활동 아동학대로 보지 않게 법 개정해야"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교사 10명 중 9명은 교권 침해를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실질적인 교권보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침해 인식 및 대책 마련 교원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유·초·중·고 교사 3만2951여 명을 대상으로 25~26일 실시했다.
교권침해 학생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는 응답이 89.1%를 기록했다.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99.8%가 동의했다.
교육부가 마련 중인 '생활지도 고시'에 문제행동 지도를 위한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는 것도 93.4%가 찬성 의견을 표했다.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교사를 분리 조치, 직위해제 처분하는 절차는 개선돼야 한다는 데 93.3%가 동의했다.
교육청의 강력 대응 요구도 읽혔다. 99.8%의 교원이 허위·반복된 민원이나 신고에 교육청이 무고죄나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매우 동의'가 97.5%에 달할 만큼 교원들은 악성 민원에 따른 업무 방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 학부모에게 과태료 부과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것도 99.3%가 동의했다. 형사처벌규정에 해당하는 교권침해에 교육청이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한 교원지위법 조항이 제대로 지켜지느냐는 물음에 97.1%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교권이 추락한 현 교육 현실에 대한 무력감도 드러났다. 현재 교실은 수업방해, 폭언‧폭행 등 문제행동을 즉각 제지할 수 없고 학생에게 '부탁'해야 하는 현실이라는데 98.7%가 동의했다. '매우 동의' 응답이 91.2%에 달해 무기력한 교권, 무너진 교실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교총은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 등에 의한 민원 스트레스 정도가 어느 정도냐는 물음에는 98%가 '심각하다'(매우 심각 79.8%, 심각 18.2%)고 답했다.
악성 민원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서울시교육청 악성 민원 대응 매뉴얼이 실제로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반면 '도움이 안 된다'는 답변은 57.3%나 됐다. 아예 매뉴얼을 본적이 없다는 응답도 39.3%에 달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는 83.1%의 교원이 동의했다. '매우 동의'하는 비율이 과반인 55.9%를 차지했다. 교총은 "과반의 교원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교권 추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짚었다.
교총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교원들의 분노와 자괴감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의 주요 원인이고 심각한 교권침해는 생활기록부에 기록해야 한다는 압도적 여론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부 논란과 반대가 있지만 절대 다수의 교원들은 아동학대 면책 입법,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학생인권조례 재정비를 절박하게 요구하는 만큼 이를 정부와 국회가 즉각 반영해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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