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성 고려 시설 전무…체포 안 돼"
전날 "증거인멸 염려 없어" 구속영장 기각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구금시설 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면 장애인을 체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1일 전장연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전장연 활동가 유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입장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전장연 활동가 유씨는 "첫날 유치장에 입감됐을 때 장애인용 방을 배정받았다"면서 "막상 들어가 보니 침대도 없고,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게 아무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밤 11시20분쯤 매트리스를 달라고 하자 50분이 지나서야 '라꾸라꾸'(이동식 간이침대)를 줬다"며 "저 같이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이용할 수조차 없는 침대"라고 비판했다.
활동지원사 문제를 두고도 "(경찰이) 오히려 저한테 야간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있냐고 묻더라"며 "휴대폰도 쓰지 못하는 환경에서 최소 3일 전에 신청해야 하는 활동지원사를 어떻게 구하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유씨는 "정말 장애인을 가둘거면 그 전에 뭐가 필요한지, 활동지원사는 어떻게 구하는지, 어떤 편의시설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서 마련한 다음에 체포하는 게 맞다"며 "이러한 정책과 서비스가 준비되기 전에는 (장애인을) 체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유씨에 대해 주거가 일정하지 않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경찰관에게 피해를 입힌 행동을 반성하고 있고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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