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의견서로 논란 속에 임명동의안 가결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권영준 신임 대법관은 19일 "법과 삶의 원리를 마음 깊이 담아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권 대법관은 이날 오후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해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으신 가운데 취임식을 치르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은 삶과 연결돼 있다. 법관은 법의 원리를 다룰 뿐 아니라 실존하는 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재판기록은 단순한 서류뭉치가 아니라 삶의 눈물과 땀방울"이라며 "법정은 법적 논리뿐만 아니라 삶의 절절한 호소가 오가는 곳으로 판결은 법의 선언을 넘어서서 삶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과 삶은 건강한 상호 작용을 통해 중재돼야 한다. 법에 관한 담론은 다채로운 삶의 목소리를 조화롭게 담아내야 한다"며 "이러한 법과 삶의 원리를 마음 깊이 담아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결심을 해본다"고 말했다.
권 대법관은 또 "법관은 갈채를 받기 어려운 숙명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때로는 총천연색의 진실을 의도적으로 흑백의 이미지로 바꾸고 법 원칙에 기한 판결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진지하고 세밀한 성찰보다는 선악에 대한 도식적이고 자극적인 프레임이 널리 소비되는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법관의 일은 우리의 삶을 걸 만큼 멋진 일이다. 우리의 삶은 삶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만큼 위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식 하루만 좋다는 그 대법관 생활을 오늘 시작한다. 법의 정신을 향한 구도자로서의 새로운 여정이 기대되기도 한다"며 "주권자인 국민께서 부여하신 사법권의 진정한 의미를 매일 곱씹겠다. 국민 앞에 낮은 마음과 법을 향한 높은 이상을 가지겠다"고 강조했다.
권 대법관은 대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35회 사법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1999년 임용돼 법관으로 생활하다 2006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근무했다. 양창수·김재형 전 대법관과 윤진수 서울대 교수의 뒤를 이어 국내 민사법학계의 대표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권 대법관은 서경환 신임 대법관과 함께 조재연·박정화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달 9일 임명제청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전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5명 가운데 찬성 215명, 반대 35명, 기권 15명으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다만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인청특위 회의에서 권 후보자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고액의 대가를 받고 교수가 법률 의견서를 제출하는 게 과연 학자적 윤리에 부합하느냐"며 "소수 의견으로 부적격 의견을 남기고 싶다"고 요청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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