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방안 마련 구치소장에 권고
교정시설 수용자 샤워장 탈의와 착의 환경을 인간 존엄성에 부합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교정시설 수용자 샤워장 탈의와 착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4일 수용자 목욕 때 인간 존엄성에 부합하는 적절한 환경에서 탈의와 착의를 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A구치소장에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구치소 수용자인 B씨는 시설 내 별도 탈의실이 없어 거실부터 옷을 벗은 뒤 샤워장으로 이동하고 목욕 후에도 벗은 채로 복도에 나와 몸을 닦는데, 다른 수용자에 나체가 공개되고 CCTV에도 촬영되는 등 인격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구치소 측은 건물 연한이 30년이 넘었는데 건축 당시부터 탈의실이 설계되지 않아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고, 모든 수용동 샤워장에 옷걸이가 있어 안에서 탈의와 착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수용자가 편의상 거실에서부터 탈의 후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옷걸이가 있더라도 방수 커튼 등 시설이 없는데다 목욕 수전이 천장에 있고 외부에서만 조절이 가능해 수용자들이 물의 양·방향을 조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치소 샤워장이 적절한 환경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6~8분 목욕 시간을 제공하고 천장에서 온수가 나오는 상황을 고려할 때 거실부터 탈의 후 샤워장으로 가는 것은 수용자 편의 때문이 아니라 짧은 시간 때문"이라며 "헌법에서 도출되는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존엄과 가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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