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초등학생 누구나 이용…돌봄 사각지대 해소
동물 교감교육·클라이밍 프로그램에 아픈아이 돌봄도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강아지가 왔을 때는? 얼음~"
지난 12일 오후 3시쯤 서울 구로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 신동윤 경기대 청소년학과 초빙교수가 동물교감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서울 천왕동 키움센터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다. 지난달 30일 개관한 구로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의 대표 특화 프로그램인 '나답개(犬) 행복하개(犬)' 동물교감 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안내견과의 직접적인 교감과 훈련으로 참여 아동에게 생명 감수성을 증진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신 교수는 "강아지를 만지고 싶으면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주인이 허락하면 주먹을 쥐어서 강아지가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코에 갖다 대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강아지에게 간식을 줄 때 침이 손에 묻는다고 '더럽다'고 하면 안 된다. 턱을 만져주면서 '잘했다'고 고운 말을 쓰면 강아지도 좋아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교감하는 요령을 알려줬다.
생명 존중 교육도 교육의 핵심 중 하나다. 이날 아이들은 시각 장애인 안내견인 랑이에게 청진기를 대보는 체험을 했다. 강아지도 심장이 뛰는 생명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신 교수는 "심장이 뛴다는 건 생명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랑이도 소중하고 여러분도 소중한 이유는 생명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을 들은 이설린(10) 양은 "강아지랑 같이 소통하고 인삿말 배우는 게 좋았다"며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수정(33) 천왕동 키움센터 직원은 "처음에 구로 키움센터가 문을 열고 아이들과 체험하러 왔었는데 아이들이 다음에 또 오자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며 "우리 센터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아이들이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놀이공간인 3층에서는 꿈꾸는언덕도서관 돌봄센터에서 온 아이들 9명이 클라이밍에 참여했다. 아이들은 클라이밍에 앞서 무릎보호대 착용하고 발 사이즈에 맞는 실내화를 신은 뒤 안내를 듣고 순서대로 암벽에 오르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황새롬 대리는 "목표 지점은 여기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오늘 이렇게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훌륭하다"고 아이들을 격려했다.
체력과 지구력을 요하는 클라이밍 특성상 금세 흥미를 잃고 다른 놀이에 눈을 돌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피구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열성적으로 공놀이에 참여하던 김소율(9) 양은 "도서관에선 뛰어놀 만한 넓은 공간이 없는데 여기선 키즈카페처럼 놀이공간이 많아서 재밌다"며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던 박유진 꿈꾸는언덕도서관 돌봄센터 직원은 "도서관은 아무래도 클라이밍 같은 체육활동을 할 만한 공간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구로센터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아이들이 먼저 구로센터 얘기를 듣고 너무 오고 싶어서 학원을 빼달라고 졸라서 온 아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로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누구나 뛰어놀며 다양한 예술과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초등돌봄시설이다. 방학이나 휴일 중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일시돌봄을 제공해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아픈아이 일시돌봄과 병원동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비용은 키움센터와 같은 기관방문은 무료고, 개인이 신청하면 1회당 2500원이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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