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확충' 4만5000여명 참여
[더팩트ㅣ최의종·조소현 기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3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를 주장한 이후 19년 만에 열린 대규모 총파업이다. 대란은 없지만 일부 차질도 빚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장하며 이날 오전 7시부터 2일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에서 돌입했다. 노조는 조합원 6만여명이 참가해 필수유지 투입 인력을 제외한 4만5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간호사 환자 비율 1:5 제도화 및 적정인력 기준 마련 △불법 의료 근절 목적 의사 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를 위한 회복기 지원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을 △9.2 노정합의 이행 등을 요구한다.
의사를 제외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임상병리사, 요양보호사 등 60여개 직종에 종사하는 보건의료노동자가 참여했다. 서울 '빅5' 병원 중 참여 기관은 없으나, 서울 경희대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평소와 비슷하게 외래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붐볐다. 외래 진료 역시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일반 입원 병동 운영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현재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 진료는 차질이 없으나, 이미 중환자실 병상과 응급 환자 임시 병상이 대부분 찼다.
중증 응급 환자는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서 회복되면 일반 입원 병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병상이 대부분 찼다. 일반 입원 병동이 비워져야 새로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어 권역응급의료센터가 내부 회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국립중앙연구원은 며칠 전부터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 평소보다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며 양해를 구한다는 안내문을 공지한 바 있다. 실제 이날 진료 구역을 축소 운영하며 외래 진료가 진행 중이다.
서울 구로구 고려대학교 병원도 평소와 비슷하게 외래 진료 등이 진행됐다. 곳곳에는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가 적힌 대자보가 붙어있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평소 과를 문의하러 온 환자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거의 없고 예약환자들 위주로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만여명 규모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대회'를 열었다. 2일 차인 오는 14일에는 서울과 부산, 광주와 세종 등 4곳 거점 지역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기한 연장할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 9월2일 인력확충과 공공의료 확충에 해법을 노정합의를 마련한 뒤 매달 한 번 이행점검회의를 열어왔지만, 정부는 총파업을 앞두고 대화의 문을 닫아버렸다. 진지하고 성의 있게 진전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총파업투쟁은 극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절박하다. 최소한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이라도 보장되면 좋겠다. 강제적인 응급 오프(off) 쓰지 않고 내가 필요할 때 휴가를 쓰고 싶다. 고통과 절망의 일터를 희망과 미래가 있는 일터로 만들기 위한 자랑스러운 파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합법적 권리행사는 보장하지만,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끼치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점검회의를 진행한 뒤 브리핑을 통해 "파업으로 혼란이 없도록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긴박한 필수의료현장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대거 이탈하게 된다면 환자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 심히 염려된다"라고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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