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출 시운전 소식에 불안감↑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곳곳 '소금 품절'
'1인 1개' 한정판매 내건 곳도
[더팩트ㅣ조소현 기자·황지향 인턴기자] "일본이 오염수 방류한대서 불안해서 왔어요. 벌써 소금이 없으니까 당황스럽네요. 온라인으로 주문해야겠어요."
30대 전모 씨는 지난 14일 아이 손을 잡고 황급히 서울 중구의 대형마트를 찾았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방류 시설 시운전을 시작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전씨는 미리 생산된 소금을 찾아 매대를 둘러봤지만 빈 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마트의 소금 코너 매대는 평소와 달리 텅텅 비어 있었다. 33가지 상품 중 17가지가 품절된 상태였다. 천일염 제품은 찾을 수 없었다.
전씨처럼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50대 주부 강정희 씨는 "김장철이 아니니까 먹을 양은 있지만, 미리 사놓으려고 했다"며 "(오염수가 방출돼 방사능에 노출되면) 후유증이 엄청나다던데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오염수 방류 전 출시된 제품을 사놓으려고 하는 '사재기 움직임'까지 생기면서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소금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직원 이모 씨는 "원래는 매일 (상품이) 꽉 차 있었다"며 "오늘은 재고가 없다. 이렇게 품절되는 건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마트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서울 은평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70대 양모 씨는 매대 앞에서 꽃소금을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천일염이 동날 것이라는 말이 많아 사려고 왔지만 이미 동 난 것 같다. 병원 다니느라 늦게 왔는데 진작 올 걸 그랬다. 꽃소금이라도 사야겠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대형마트는 이날부터 소금을 1인당 1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를 제한했다.
마트 직원 A씨는 "어제부터 천일염을 사 가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사재기 조짐이 보여 본사에서 판매를 제한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마트 관계자는 "일부 고객이 복수로 구매하면서 결품이 발생하게 될까 봐 내린 조치"라며 "천일염 매출이 한 달간 전월 동기 대비 약 90% 신장했다. 특히 어제부터 천일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온라인에서도 목격된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 관계자에 따르면 12~14일 천일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배 늘었다. 소금 매출은 약 19배 늘었다.
유명 소금 업체는 공식 블로그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소금 주문량이 많아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업무가) 너무 많아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신안군수협직매장도 지난 8일부터 홈페이지에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kg'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해당 상품은 품절 상태다.
상품을 구매한 B씨는 "일본 때문에 샀다"며 "바다가 오염되면 천일염을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구매했다"고 상품평을 적었다. C씨도 "일본 방사능 때문에 걱정이 돼 미리 한 포대를 주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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