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실 앞 거센 항의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출근하자 유가족이 집무실 앞에서 항의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구청 직원들과 잠시 몸싸움도 있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8일 오전 박 구청장이 출근한 구청 집무실 앞을 찾고 항의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이날 오전 8시쯤 출근을 막으려 했으나 박 구청장은 앞서 구청사에 도착했다.
단체는 이날 오전 8시쯤 구청 앞에 모인 뒤 간단히 발언을 하고 16분 구청장실이 있는 9층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박희영은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엘리베이터를 통해 구청장실 앞까지 이동했다.
구청장실에 도착한 이들은 문을 흔들며 항의했다. 이후 박 구청장이 이미 출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의는 거세졌다. 구청 직원과 잠시 몸싸움도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직원 8명이 오전 8시36분쯤 도착하기도 했다.
단체가 문을 거세게 흔들자, 오전 8시39분쯤 이중문 가운데 바깥 문이 열리기도 했다. 일부는 '여기서 오늘 자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특별법을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1층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연 뒤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철면피 같은 태도로 일관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자리에 남아 부정하고 외면해서는 용산 주민들 안전한 미래가 불가능하다. 감당할 수 없는 공직을 내려놓고 자진해 사의를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희생자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 송진영 유가협 대표직무대행은 "이 분노는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되지 않는다. 박 구청장은 인파가 몰릴 것을 알았으면서도 대비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본인이 공황장애라면 어떻게 안전을 맡길 수 있겠는가.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강조했다.
고 신애진 씨의 어머니 김남희 씨는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보석 소식에 숨을 못 쉬고 잠도 이루지 못했다. 공정과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사법부마저 이렇게 무너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재판은 국민이 납득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 분향소로 이동해 국회 앞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농성장까지 159km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서약서 제출과 주거지 제한, 보증금 납입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박 구청장 측은 보석보증보험증권 3000만원과 현금 2000만원 등 총 5000만원 보증금을 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12월26일 구속된 지 5개월만에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구치소에서 나오자 유가족은 앞에서 항의하기도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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