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심 속 일상정원을 만들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오세훈 시장은 24일 오전 10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정원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했다.
도심을 채우고 있던 회색 구조물을 비워 녹지를 늘리고, 빈 공간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생태공간으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황사나 미세먼지, 폭염 등 여러 기후변화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사람은 누구나 녹색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삶의 질과 녹색공간은 아주 필연적으로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다"며 "최대한 녹지면적을 늘려서 시민들이 즐기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비움 △연결 △생태 △감성 등 4가지 전략으로 정원도시 계획을 추진한다.
먼저 서울정원박람회를 영국 첼시 플라워쇼, 프랑스 쇼몽 정원 박람회처럼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킨다. 올해는 기간을 일주일에서 2달로 늘려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내년에는 뚝섬한강공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간 유명 해외작가들과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
오 시장은 "박람회가 끝나도 그 공간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10년 뒤엔 10곳에 정원박람회 흔적을 남기는 보존된 공원을 조성하겠다"며 "서울전역을 하나하나 정원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현동 부지, 용산공원, 마곡3지구 등 도심 속 공간을 비우고 녹지로 채운다.
송현동 부지는 110년 만에 어렵게 시민 곁으로 돌아온 만큼 이건희미술관 외에 어떤 시설물도 들어올 수 없다는 원칙을 유지한다. 문화공원 부지 2만6604㎡를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특별한 정원으로 조성한다.
미군이 떠나며 비워진 용산공원의 242만6748㎡ 부지는 다양한 나라의 대표정원을 선보이는 세계정원으로 만든다. 또 시민들이 직접 가꾸고 참여하는 '내가 그린 정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식물원 온실 옆 마곡3지구 문화시설부지는 담장으로 둘러쌓여져 주변과 단절된 곳이다. 이곳에 서울식물원 조경과 연계해 계절별 야생화를 심는 등 시민 휴식정원으로 조성해 개방한다.
오 시장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정원이 일상 속에서 제일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며 "녹지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는 푸른공간인 녹시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디서나 5분 안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기존 녹지를 연결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외곽의 둘레길과 도심 곳곳 낮은 산에 조성된 자락길, 공원, 하천길, 골목을 촘촘히 연결하는 286.6㎞의 '서울초록길'을 조성한다.
서울둘레길은 기존 8개 코스에서 21개 코스로 확대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게 한다. 둘레길을 정비하고 스카이워크, 데크, 전망대, 휴식시설 등도 설치한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구간은 기존 17곳에서 49곳으로 대폭 늘려 접근성을 높인다.
오 시장은 "10년 전 국립공원이 무료화되고 갑자기 늘어난 등산객 때문에 등산로 나무들의 뿌리가 튀어올라 자연이 굉장히 급속도로 파괴되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기슭에서 정상을 오르는 등산문화를 서양식 트레킹 문화로 바꾼 게 둘레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괴됐던 나무뿌리들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복원된 획기적인 생태계 복원 성과"라며 "(기존) 둘레길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게 '서울둘레길 2.0'"이라고 설명했다.
한강과 지천, 산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생태성 보전에도 힘쓴다.
남산 산림자원과 자연환경을 이용해 전국 수종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야외 숲박물관을 남산야외식물원 주성에 조성한다. 한강의 자연형 호안 82㎞ 구간 복원을 마무리해 동식물과 공존하는 환경을 만든다.
오 시장은 "남산이 많이 바뀐다"며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서울에는 남산이 있다. 많은 분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데, 좀 더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접근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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