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서구의원 고발 따라 수사 착수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원 교육 프로그램 수강료 편취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최근 강서목민관학교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강서목민관학교는 진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서을 지역위원회가 당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인문사회 교양강좌다.
진 의원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강서목민관학교 수강료를 후원회 계좌가 아닌 진 의원실 사무국장 명의의 개인 통장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국회의원 자격으로 할 수 없는 지역 주민 대상 무료 강의를 주최한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은 서울 강서구의회 김민석 무소속 의원이 진 의원을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 의원은 "A씨(제보자)는 강서목민관학교에 매달 5만원 가량의 수강료를 지급했다. 그러나 진 의원은 목민관학교 교장(진 의원실 사무국장) 명의의 개인통장을 사용해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서목민관학교의 수강료는 정치 및 당원 교육을 위한 것으로, 국회의원 개인 계좌 및 후원회 계좌 등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강서목민관학교가 진 의원의 부설 당원교육학교인 만큼 해당 금액이 진 의원의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더팩트>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민주당 시의원, 구의원 등이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가량을 강서목민관학교에 정기적으로 납입했다는 증언이 담겼다. 전 민주당 강서을지역위원회 관계자와 B 전 시의원의 대화가 담긴 이 녹취록에는 "(발전기금 명목으로) 돈을 냈는데 운영비로 썼다고 하는 데 어디 썼는지 모르겠다", "뒷돈으로 들어간 거 아니냐" 등의 발언이 담겼다.
진 의원 측은 "강서목민관학교는 2016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더불어민주당 강서을지역위원회와 무관한 독립적인 비영리단체로 등록·운영됐다"며 "진 의원은 2017년 5월부터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 임명돼 약 3년여 동안 당적을 보유할 수 없었다. 정치자금 사용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이다.
강서목민관학교의 수강료나 발전기금 등도 강사료와 사무실 임대료, 운영비 등에 전액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고발장에 진 의원이 무료 강의를 주최한 혐의도 적었다. 공직선거법 113조에는 국회의원의 경우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에서의 주례행위를 포함)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진 의원 측은 "'강서목민관학교의 수강료를 후원계좌로 받지 않고 별도의 개인계좌로 받았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강의를 했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수강료를 받았다고 하면서도 무료강의를 했다고 하니 앞뒤가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3월 중순 김 의원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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