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돈 요구 거절 위해 송영길 방패 삼은 것"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무소속 이성만(62) 의원이 13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현직 의원 중에는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원은 19일 오전 9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에 출석해 약 13시간 반 정도의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 22분께 청사에서 나왔다. 지난달 12일 검찰이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지 37일 만의 조사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의원은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에 임했고, 사실에 근거해서 제 결백함을 주장했다"며 "제 피의사실은 (경선) 캠프가 구성되기 전 초창기 1000만 원을 자원봉사자들 밥값이나 생활 경비로 제가 전달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봉투는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그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돈, 내가 내일 주면 안 돼? 오전 10시에 갈 테니까"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편향된 확증으로 해석해 몰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정근 씨가 계속 돈 문제를 닦달해 여러 차례 거절했고, (계속 거절하면) 이 씨가 캠프에서 탈락할(빠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송 전 대표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돕자고 설득하기 위해 돈을 준다는 구실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총장에게 돈 전달 방식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 있을 때 같이 얘기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보좌관에게 돈을 전달하겠다고 하면 (이 전 부총장이) 돈을 더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이정근 씨 돈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송영길 전 대표를 방패막이 삼은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월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지인에게서 마련한 현금 1000만 원 중 900만 원이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을 거쳐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역 의원들과 캠프 관계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한 의혹을 받는 윤관석 의원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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