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보석 후 첫 재판이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건강상 문제로 조기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전 기자로부터 대장동 사업 용적률 비율을 하향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를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2014년 9월 중간보고회 무렵 대장동 공동주택 용적률 상향과 임대주택 비율 하향을 요구받았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용적률 180%, 임대주택 비율 15% 설정을 요구받았고,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에 따르면 이 같은 사안은 성남시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검찰 측의 주신문 후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은 진술 번복 이유를 물었다.
변호인은 "왜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다가 2022년 10월5일이 돼서야 사실대로 얘기한 것인지"를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감옥에 있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작정한 것 같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이 "2013년 7~8월경부터 김만배가 남욱과 대장동을 돕고 있다는 걸 증인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조서에 보면 대장동 사업 총괄을 몰랐다고 되어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때 왜 그렇게 말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조서를 한 번도 보지 않고 증언하는 것"이라며 "지금 현재 기억하는 대로 말하는 것 이다. 있는 그대로 판사님 앞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3시간가량 이어진 신문에 유 전 본부장은 울먹이며 진술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호소했다. 유 전 본 부장은 "숨이 너무 답답하다"며 "흥분해서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잠시 재판을 중단했으나 재판이 재개된 후에도 유 전 본부장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재판부는 "더 진술하기 힘들 정도면 중단을 고려해야 될 것 같다"며 신문을 마무리했다.
한편,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보석으로 풀려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4분께 법원에 도착한 정 전 실장은 '보석 후 첫 공판인데 심경이 어떤가', '김인섭 씨랑 친분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가'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변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하며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차례에 걸쳐 2억4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기자가 정 전 실장에게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일부인 428억 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주기로 했다고 보고 있다.
chaezero@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