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올해 로드맵 구축…동물 공간 확대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얼룩말 '세로'의 탈출 소동을 겪은 어린이대공원이 '동물중심 동물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동물 개체 수를 줄이고 공간을 넓히는 등 구조 개선에 나선다.
13일 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당초 2030년 시행 예정이던 어린이대공원 재조성 계획 실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조기 추진을 위해 올해 로드맵을 구축해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실행한다.
어린이대공원 재조성 계획의 핵심은 동물 종 축소와 협소한 동물 공간 확대다. 먼저 기존 동물원이 보유 중인 동물의 자연사를 기본 방향으로 개체 수를 줄인다. 94종 동물을 43종 내외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은 9개 구역에 94개 종, 7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어 개체 수에 비해 동물사의 면적이 좁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광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을 활용해 동물 사용공간을 기존 23%에서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동물원 규모로 개체 당 사육 및 방사장 면적을 늘린다.
일례로 현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호랑이는 한 마리당 26.8㎡의 사육장 면적을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마리당 270㎡로 확대한다. 방사장 규모도 기존 427.5㎡에서 1307.1㎡로 키운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최근 동물복지가 화두인 만큼 동물복지가 근간이 되는 동물원으로 바꾸려 한다"며 "지금까지 과밀했던 동물 종 수를 줄이고 기존 동물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동물의 자연사를 통한 개체 관리"라며 "기존 동물들도 번식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보니 충분히 2025년까지 개체 수를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간확대 뿐만 아니라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원 자체가 속박이 되는 공간이라 근본적 한계는 있지만 동물 종을 줄여 공간을 넓히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라 본다"며 "남은 개체들이 번식하면서 다시 공간이 부족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번식 관리와 함께 생태적 특성에 맞는 활동을 활성화하는 행동풍부화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시설관리와 보호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얼룩말 세로가 부모를 잃고 정서적 불안으로 탈출했을 수 있겠지만 어린이대공원의 시설관리가 부실했다"며 "수의사의 보호 시스템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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