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일 7월12일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전 정권 인사에 개입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백운규(59)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재판이 석 달가량 지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직권남용권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장관과 김봉준(56)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조현옥(67)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유영민(72)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 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재판에는 변호인만 출석했다.
백 전 장관 측은 공소장만 받았을 뿐 수사 기록을 열람·등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4월19일~5월31일로 기간을 정했다는 것이다. 김 전 비서관과 조 전 인사수석 측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열람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거목록 정리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조 전 수석 측은 "조현옥 피고인 입장에서는 김 전 비서관의 진술이 연관돼 있는 것 같은데, 공범 단계로만 크게 나눠놔서 어디까지 증거로 봐야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백 전 장관 측은 "김봉준 피고인의 경우 (증거가) 제일 적은데 관계없는 증거까지 나오고, 관련 없다고 해서 정리해버리면 사실상 증거 의미가 없게 된다"며 "피고인 별로 분리해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각 피고인이 연관된 증거의 양이 다르다 보니 피고인 별로 정리를 해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검찰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검찰의 증거 정리와 열람등사 등의 이유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7월 12일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첫 재판 이후 석달이나 지난 시점이다.
이들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산자부 산하 11개, 과기부 산하 7개 공공기관의 기관장들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제출받은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의 내부인사를 부당하게 취소하고 산자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민간단체 임원들을 대선캠프 인사로 부당하게 교체한 혐의도 있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자유한국당이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임기가 남은 산하 기관장들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지난해 3월25일 검찰의 산업부 압수수색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과 따로 기소된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사건은 10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조 전 장관 측은 "직권남용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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