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관석, 당대표 경선 앞 봉투 10개"
이정근 녹취 파일에 돈 전달 정황 드러나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을 놓고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정치검찰과 끝까지 싸워 무고함을 밝히겠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돈봉투 전달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하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아졌다.
16일 <더팩트>가 입수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전당 대회를 8일 남긴 2021년 4월 24일경 강래구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 원을 300만 원씩 나눈 봉투 10개를 전달받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에게 각각 봉투 1개씩 전달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강 회장에게 당대표 경선 투표 일정이 임박하자 국회의원들의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지시·권유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또 윤 의원이 2021년 4월 28일에도 강 회장에게 '국회의원들에게 추가로 교부할 현금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청해 같은 방식으로 모두 300만 원을 받아 국회의원 10명에게 전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내용이 담긴 영장을 바탕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윤 의원의 국회·인천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등 20여 곳에 대한 강제 수사를 벌였다.
윤 의원은 직후 입장문을 내고 "오로지 사건 관련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이뤄진 검찰의 비상식적 야당탄압 기획 수사와 이로 인한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규탄한다"며 "정치검찰과 끝까지 싸워 무고함을 밝히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압수수색 전부터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혐의를 구체화했다는 입장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정황이 확인돼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보시면 된다"며 "구체적인 수사 경과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객관적인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혐의를 구체화한 다음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디지털 포렌식 등 방식으로 분석 중이다.
사건 당시 당대표 경선에서는 송영길 당시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검찰은 영장에 윤 의원을 비롯해 이성만 민주당 의원, 강 회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조모 전 인천시 부시장,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 등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송영길의 당대표 선출을 위해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들'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지난 13일 JTBC가 공개한 이정근 전 부총장과 강래구 회장 등과의 통화 녹취는 파장이 크다.
녹취에 따르면 이정근 전 부총장은 강래구 회장과 통화에서 '윤관석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그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저녁에는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에게 윤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윤 의원은 다음날 이 전 부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게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갖고. 오늘 빨리. 그래야지 회관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처리하거든'이라고 말하는 등 돈을 추가로 요구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밖에 당시 송영길 전 대표를 도운 현역 의원의 이름들도 연거푸 거론했다.
이성만 의원은 이 전 부총장과 통화에서 "고생했네, 수금 전달하고 하느라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그랑제콜인 파리경영대학원의 방문 연구교수를 지내고 있다. 수사팀은 송 전 대표의 피의자 전환과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사 사항을 밝히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 연루된 만큼 사건과 관련한 연락이 송 전 대표에게 닿았을 것으로 보고 있냐는 물음에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혐의를 두고 있는 부분을 입증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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