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이 1억원 만들어 오라고 해"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위원장과 자주 술을 마시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성남시장에 당선시키기로 도모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정진상, 김용과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실 때 양주와 맥주 폭탄주를 자주 마셨냐"는 검찰의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늘 그렇게 마셨다"고 답했다.
그는 "또 술값이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도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유흥주점의 술값은 모두 자신이 지불했다고도 증언했다.
검찰이 "이재명을 성남시장에 당선시키고 정치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하자는 계획을 도모한 게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준비 당시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용과 만나 술을 마시면서 정치적 자금이 필요해 만들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최소 10억 원 정도 만들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업원도 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증인은 정진상과 김용은 이재명이 시장이 되면 10억 원을 마련해서 같이 쓰자는 말을 한 적이 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오후 재판 시작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에서 증언한 10억 원은) 시장이 되기 전부터 10억 원을 만들자고 서로 얘기했던 것"이라며 "실제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 2013년 4월16일 남욱 변호사가 정 전 실장에게 9000만 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의 증언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약속한 1억 원에서 1000만 원이 모자라자 사투리로 "돈도 없는 XX들"이라며 "1000만 원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정진상이 남욱이 돈도 없어서 일할 수 있겠냐고 핀잔을 줘서 증인이 남욱에게 내일 1000만 원 추가로 갖다 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답했다.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하며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차례에 걸쳐 2억4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2021년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라고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만배 전 기자가 정 전 실장에게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일부인 428억 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주기로 했다고 보고 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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