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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취약계층 무담보 소액대출 검토…"안심소득 플랜B"

  • 사회 | 2023-02-13 14:15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대담
오 "기존 기초수급자·차상위 위한 실험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대출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오 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의장과 대담에 앞서 책을 교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대출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오 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의장과 대담에 앞서 책을 교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의장과 대담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대출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13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유누스 의장과 대담에서 "안심소득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플랜B를 고민 중"이라며 "유누스 의장이 실험해 성공한 마이크로크레딧(무담보 소액대출)을 통해 (취약계층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또다른 해법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심소득만이 해법은 아니니까 기존 기초수급제나 차상위 계층에 해당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또다른 실험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무엇이 이들의 삶의 의지를 자극하고 열정을 불태우게 할 수 있을지 과학적 실험으로 비교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안심소득에 더해 플러스알파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담보대출이 아니겠나라는 화두를 던져본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숙성시킬 필요가 있다. 당장 무슨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확대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유누스 의장은 1976년 빈곤층 무담보 소액대출을 위해 그라민은행을 설립했다. 빈곤층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제공해 자립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이후 2006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기준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 85%와 가구소득 차액의 절반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생계를 지원하면서도 복지 대상자들의 노동의욕을 저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 유누스 의장의 마이크로크레딧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의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의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유누스 의장은 "초기 아이디어는 닭을 키워 계란을 팔고, 채소 농사를 지어 시장에 팔 수 있도록 하는 정말 소액 금융대출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계속 커져서 지금은 1000만 명이 대출을 받고 있다. 이들은 빚을 상환하면서 더 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해주고 소득보조를 해주는 정책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대출도 시정 차원이 아니라 다른 에이전시와 협력 등을 통해 소액대출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아주 작은 금액도 소셜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며 "그렇게 성공하면 돈을 벌어 대출 상환하고, 좋은 곳에 기부하고, 스스로 자급자족하며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자급자족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담은 소득, 교육 등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추진하는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누스 의장의 그라민은행, '쓰리제로(Three Zero, 탄소배출·부의 집중·실업 제로)' 비전과 함께 오 시장의 안심소득, 서울런 등 관련 정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유누스 의장은 "(각종) 조치를 취해야 하는 영역도 있다. (오 시장이) 거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도 느껴진다"고 평가하며 "과거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그 부분밖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 목적지를 가지 못한다. 새 목적지로 가려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선출된 정치인의 역할 중 하나가 영감을 주는 일이다. 시민들이 시장에게 영감을 얻어서 따라갈 수 있도록 상상력과 영감을 줘야 한다"며 "특히 젊은세대들에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비전과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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