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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뭐지?] 문소리에 '오싹'…'남녀 공용화장실'이 아직도 강남에?(영상)

  • 사회 | 2023-02-14 00:00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7년째
오래된 건물 세 곳 중 한 곳은 '남녀 공용화장실'
문 개방에 남녀 양변기 칸은 나란히


[더팩트|이덕인 기자] 오늘은 남녀 공용화장실에 대해서 취재를 해 볼까 합니다. 오래된 건물이나 술집 같은 경우 공용화장실에서 남녀가 마주치는 민망한 상황이 종종 있죠.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사건 기억하시나요? 현재는 남녀 화장실이 분리됐지만, 강남 일대 공용화장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8일 오후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일대 오래된 건물 1~2층 위주로 화장실을 둘러봤습니다. 대체로 층마다 남녀 화장실이 따로 있긴 했지만, 세 곳 중 한 곳 정도는 여전히 공용화장실이었습니다.

여성의 도움을 받아 개방돼 있는 한 공용화장실을 들어가 봤습니다. 내부는 허름하고, 냄새 또한 고약합니다. 남성용 양변기와 여성용 양변기 칸 두 곳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천장은 뚫려있어 마음만 먹으면 옆에 있는 양변기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8일 서울 강남역 일대 개방돼있는 남녀 공용화장실. 오래된 건물 세 곳 중 한 곳은 공용화장실이었다. /이덕인 기자
8일 서울 강남역 일대 개방돼있는 남녀 공용화장실. 오래된 건물 세 곳 중 한 곳은 공용화장실이었다. /이덕인 기자

근처 또 다른 공용화장실. 1층 패스트푸드점에 적힌 비밀번호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찬가지로 남녀 양변기 두 곳이 붙어있습니다. 양변기 사이 칸막이에는 뚫린 구멍을 때운 듯한 흔적이 보입니다.

안심벨 등 안전장치 또한 없습니다. 하나의 소변기 옆에는 가림막이 있긴 하지만, 크기가 작아 입구에서 볼일 보는 남성이 반쯤 보이는 구조입니다. 내부를 둘러보는 중 마침 한 남성이 화장실로 들어왔습니다.

[기자: (남녀 공용화장실 이용) 불편하진 않으세요?]

[남녀 공용화장실 이용객/40대: 조금 불편하죠. (화장실에 사람이) 있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나오면 들어가요. 건물이 옛날 건물이라 (구조 개선할) 공간이 없나 봐요.]

현행법상 2004년 이후 지어진 건물은 남녀 화장실을 분리해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2004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주들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공용화장실 공사를 꺼리고 있습니다.

강남역 일대에 호프집 직원은 남녀 공용화장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고 말합니다.

[신유진/20대: (공용화장실 입구에서) 노크를 했는데 문과 소변기 거리가 머니까 (남성분이) 노크를 못 하셨나 봐요. 문을 열었는데 남성분과 눈 마주친 민망한 경험이 있어요. 확실히 (남녀 공간) 분리를 하든가...공용화장실을 계속 만들어야 되나 싶어요.]

남성 또한 불편한 마음은 동일합니다.

[신상철(가명)/20대: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남녀 공용(화장실)이 있으면 전 아예 가는 편이 아니라서요. 불편해요. 공용화장실은 돈을 들여서라도 남녀를 구분해야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2019년 행정안전부는 공용화장실에 대해 남녀 분리 500만 원, 층간 분리 100만 원, 안전시설 설치 50만 원의 공사비를 지원하며 민간 건물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남녀 공용화장실 분리 사업 지원) 신청률이 낮습니다. 대부분 세입자분들이 (남녀화장실 분리를) 하고 싶어 해도 건물주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요. 올해부터 1000만 원으로 지원금액을 올렸어요.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구조 변경 비용이) 평균 1500만 원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 (일본 화장실은 소규모) 몇 평짜리 식당에도 한 평이면 반 평씩 나눠서 남녀를 분리해놨어요. 우리는 왜 저렇게 못 할까...화장실이라는 공간은 우리 생활 속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 공간이에요.]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언제 또 벌어질지 모릅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나의 안전을 위해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두가 개선에 앞장서야 합니다.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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