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7년여 만에 구속…징역 1년서 감형
"지금까지 용서받지도, 사과하지도 않아"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고 김홍영 검사를 폭행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혐의를 받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사건 7년여 만에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장윤선·김예영·김봉규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장검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서에 피고인의 부당 행위가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때 과중한 업무에도 성실한 검사로 평가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업무 스트레스를 감당 못 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피고인의 지속적인 폭행 등 괴롭힘으로 극심한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제반의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징역 1년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해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지금까지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건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일하던 2016년 3~5월 택시와 회식 자리 등에서 후배인 고 김 검사를 네 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2020년 10월 불구속기소 됐다.
피해자인 고 김 검사는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법무부는 같은 해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전 부장검사가 고 김 검사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며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 3년이 지나 변호사 결격 사유가 해소된 2019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했다. 변협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할 것을 권했지만, 김 전 부장검사는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은 같은 해 11월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그를 폭행과 모욕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폭행 혐의로 김 전 부장검사를 불구속 기소했지만 강요 혐의는 불기소 처분, 모욕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각각 마무리했다. 강요죄는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모욕죄는 고소 기간이 지난 데다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강요죄는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모욕죄는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하는 데다 고소기간이 지나 공소제기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장검사 측은 후배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었으나 폭행한 사실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1년 7월 1심 재판부는 "사건 후 수년이 지난 이 법정에서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거나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바 없고, 오히려 공소장이나 진술조서에 기재된 내용 중 피고인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변경해달라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질타하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원심판결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다. 무죄를 주장한 김 전 부장검사 역시 1심 선고 3일 뒤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을 징역 8개월로 감형했지만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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