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사용하는 서비스, 선정성 문제 제기하는 학부모
카카오 "제작자, 성적 표현을 담을 의도는 없었다"
[더팩트ㅣ배정한 기자] 카카오톡이 무료로 배포한 이모티콘에서 성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야릇한 모습의 이모티콘이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15일에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관련 보상책으로 지난 5일부터 고객들에게 무료로 이모티콘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배포된 이모티콘은 춘식이, 토심이와 토뭉이, 망그러진 곰 3종으로 귀여운 캐릭터들로 꾸며져 있지만 몇몇 이모티콘의 행동이 성적 행위를 연상케하는 모습을 보여 민망하다는 의견들이 '맘카페'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이모티콘은 춘식이에서 프로도(개 캐릭터)가 춘식이를 들고 움직이는 것과 네오(고양이 캐릭터)가 춘식이 뒤에서 귀에 입을 맞추는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토심이와 토뭉이에서는 '쪼물쪼물'이라는 단어와 함께 어딘가를 만지는 듯한 동작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이모티콘을 걱정하는 게시물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맘카페에서는 학부모로 보이는 회원이 "무료 이모티콘 3종을 받았는데 저만 19금으로 보이는 건가요? 아이들도 사용할 텐데 저만 음흉하게 보이나요"라며 걱정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19금'으로 보인다는 다수의 댓글들이 달려 있으며, "아이들에게 다운로드하라고 알려줬는데 후회된다", "저도 방금 친구와 이상하다고 막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네요" 등 민망하다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맘카페 학부모: 주변에서도 무료니까 중학생 아들이랑 애들한테 보냈다가 보내고 나서 보니까 약간 좀 당황스러웠다는 그런 엄마들도 있었고 처음에는 나만 음란 마귀가 씌였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그런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니까 이제 좀 이거 신고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고등학생도 다 이용하는 카카오톡인데 이런 선정성이 있을 수 있는 이모티콘을 무료로 배포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다 다운을 받을 거 아니에요. 조금 더 신중하게 그림을 선택했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카카오에 해당 캐릭터의 동작들이 문제가 없는 건지 확인을 해 봤습니다.
[카카오톡 관계자: '춘식이는 프렌즈'라고 운영하고 있는 라이언 인스타그램에서 인스타 툰이라는 걸 연재했었어요. 그래서 이제 그때 나왔던 에피소드들을 다 모티브로 해서 제작을 한 거예요. 제작한 입장 쪽에서는 그런 의도를 담은 건 일단 아니고요.
그것(토심이) 같은 경우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별이 정해지지 않은 동물 캐릭터들이 서로 장난을 하는 모습을 그린 거고 창작자분 통해서도 제작 의도적으로 어떤 성적 표현이나 그런 게 담겨져 있지 않았다라는 부분을 저희가 확인을 했어요.]
카카오 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으나 제작자 입장에서 성적 표현을 담을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수많은 고객들에게 배포되는 이모티콘으로써 선정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번 보상책과 관련해 19금 이모티콘 외에 또 다른 논란들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무료 이모티콘 외에 카카오메이커스 할인 쿠폰 2장과 선착순 300만 명을 대상으로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피해 보상책의 일환으로 고객들에게 무료 제공했습니다.
이모티콘 3종 중 춘식이는 평생 무료이지만 나머지 두 가지 이모티콘은 90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90일이 지나고 나면 만료 처리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90일 한정 사용은 보상이라기보다는 마케팅에 더 가깝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메이커스 할인 쿠폰 역시 쿠폰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상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여느 플랫폼의 프로모션형 쿠폰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진과 대화 내용을 보관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인 '톡서랍 플러스' 또한 카카오가 무료로 제공한 한 달이 지나면 유료 결제로 자동으로 바뀌도록 설정돼 있습니다. 기간 내에 서비스를 직접 해지하지 않으면 월 1900원의 이용료가 자동 결제되는 상황입니다. 보상이라는 명목을 프로모션과 마케팅에 활용하며 유료 결제가 포함된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카카오톡 먹통으로 전 국민에 가까운 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카카오의 반성문에는 반성과 사과는 없고 마케팅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획취재팀=이효균·배정한·윤웅 기자 /영상취재·편집=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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