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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긴 권익위 감사결과 발표…'무기한 이의제기' 신경전

  • 사회 | 2023-01-07 00:00

감사원, 작년 11월 23일 1차 감사 결과 통보
권익위 이의신청 잇달아…"사실관계 달라"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3일 권익위에 1차 감사 결과를 이미 통보한 상태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사진)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이동률 기자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3일 권익위에 1차 감사 결과를 이미 통보한 상태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사진)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지난해 여름부터 불거진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의 신경전이 해를 넘기면서 더욱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최종 감사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권익위는 이의제기에 나서는 등 총력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감사원 역시 이의신청을 무기한으로 접수하며 부실 혹은 정치 감사라는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3일 권익위에 1차 감사 결과를 이미 통보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전 위원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및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권해석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등 기존에 알려진 내용을 주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감사보고서가 나오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권익위의 이의신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권익위 직원들의 진술 내용과 PC 및 휴대폰 포렌식 내용 등을 종합해 결과를 정리했으나, 전 위원장 외 조사에 참여한 권익위 직원들도 사실관계를 문제 삼으며 개별적으로 이의신청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최종 감사보고서 작성 전 이의신청은 통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이다. 1차 감사 결과를 통보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인데다 무기한으로 이뤄지고 있다. 감사 자체는 지난해 7월 28일부터 9월 29일까지 64일 동안 진행했지만, 그 후 100일 이상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감사원은 권익위와 동시에 진행한 문재인 정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처리 관련 감사는 이미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작년 10월 국가안보실·통일부·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에 소속된 20명에 대해 직무유기·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전현희 위원장에 대한 수사의뢰 사실을 비공개해 의문을 남겼다. 이에 권익위는 물론 전 위원장 본인마저 해당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기도 했다./주현웅 기자
감사원은 전현희 위원장에 대한 수사의뢰 사실을 비공개해 의문을 남겼다. 이에 권익위는 물론 전 위원장 본인마저 해당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기도 했다./주현웅 기자

전 위원장 수사의뢰도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이뤄져 의문을 남겼다. 이에 권익위는 물론 전 위원장 본인조차 수사의뢰된 사실을 뒤늦게 알기도 했다. 권익위 감사가 주목도가 높고, 전 위원장도 불법 감사 등을 주장하며 최재해 감사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 특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 한 관계자는 "감사원 1차 결과를 확인하고 기관 차원의 이의신청을 낸 후 직원들도 개별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현장 조사 당시 진술 내용 등에서 사실관계가 달라 이를 문제 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의제기도 충분히 준비한 뒤 해야 하는데 감사원이 언제까지 내달라는 설명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사안에 따라 이의신청 기한은 정해지지 않을 때도 있다"며 "최종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중간중간 새로운 사정들을 반영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언제까지 권익위 이의신청을 받을지는 정해진 계획이 없다"면서 "최종 감사보고서는 적정한 시점이 되면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기관의 갈등은 올해도 절반은 지나야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최 원장은 신년사에서 "국가적 현안에 대해 원칙에 입각한 감사를 올곧게 수행해왔다"고 자평했다. '정치보복성 감사' 논란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크다.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달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자 페이스북에 "임기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말을 남겼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한 말이다. 전 위원장 임기는 올해 6월까지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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