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벌금도 면제…김경수, 28년까지 피선거권 박탈
김기춘·우병우·조윤선·최경환 등 박근혜 정부 인사 대거 포함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두 번째 사면을 단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정치인들이 대거 풀려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치인, 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복권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광복절 사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제인들 위주로 사면이 단행된 반면 이번 사면에서는 정치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사면을 하기로 했다. 다스 비자금 의혹과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7년형과 벌금 130억원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풀려난 상태다. 사면이 확정되면서 남은 15년의 형기는 면제됐다.
이 전 대통령의 남은 벌금 82억원도 면제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 면제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신분이 고려됐다.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 전례도 고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거액의 벌금이 미납됐지만 사면을 실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는 복권이 아닌 형면제를 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지사는 약 5개월의 형기를 남겨둔 상태로 오는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들러리가 되기 싫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지만 법무부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형면제를 단행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국민통합 관점, 사안의 성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시했다. 사면권자의 결단인데 사면의 성격상 대상자의 의사로 좌우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복권 대신 잔형 집행면제만 결정한 배경을 묻자 이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대선 과정에서 규모가 큰 여론조작이 있었고, 대상자의 지위와 역할, 시점과 유사한 사건에 대한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답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도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김성태·전병헌·신계륜·이병석·이완영·최구식 전 의원과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복권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잔형 감형을 받았으며 김태효 전 청와대 기획관은 형선고 실효 대상이다.
제 18·19대 대통령 선거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제6·7회 지방선거 사범 1274명에 대해서도 특별사면을 실시한다. 권석창 전 의원과 이규택 전 의원, 황천모 전 상주시장, 우석제 전 안성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법무부는 "화해와 포용을 통해 범국민적 통합된 힘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주요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며 "과거 '국정농단 사태'라는 국가적 불행을 극복하고 하나로 통합된 대한민국으로 나가기 위해 국정수행 과정에서 직책·직무상 관행에 따라 범행에 이른 주요 공직자들을 사면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형평성 차원에서 사면 대상의 균형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법무부 관계자는 "국민 통합적 관점에서 균형을 잡고자 큰 노력을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다만 국정농단 사태에서 형사처벌을 받았던 이들이 보수진영에 몸담고 있어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인 수형자 1명과 생계형 절도사범 4명 등 특별배려 수형자 8명도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무부는 "우리 사회의 온정적 조치가 필요한 수형자를 신중히 선정해 사회 구성원들의 상생과 화합을 도모하고, 생계형 절도범을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 사면대상에 포함했다"며 "중증 질환으로 정상적 구금생활을 지속하기 불가능한 수형자 등 엄격한 검토를 거쳤다"고 말했다.
한동훈 장관은 "이번 신년 특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고,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으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사면대상자분들 또한 이번 사면에 담긴 화해와 포용을 통한 국민통합 가치를 깊이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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