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송치에 검찰 보완수사 요청…전면 재수사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하면서 4년 반 동안 이어진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FC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FC 구단주로서 기업 후원금을 받는 대신 기업 현안을 해결해줬다는 내용이다. 바른미래당이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등 6개 기업에 성남FC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 원을 받았다며 이 대표를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으로 수사를 재개했다. 경찰은 지난 9월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당초 6개 기업 중 두산건설만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검찰은 네이버 등까지 수사범위를 늘려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송치 이후부터 두산건설과 두산그룹, 성남FC, 성남시청, 네이버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최근에는 희망살림 상임이사를 지낸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과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 등을 조사했다. 사건과 관련해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A씨를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했다고 적시해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대표를 조사한 후 성남FC 수사도 연초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대선 이후 이 대표에게 출석 요구를 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중앙지검은 '대장동 허위 발언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서면조사로 대신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출석까지 미룬다면 비판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에 응할 계획인지 묻자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께서 결정을 할 것"이라며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22일 민생행보로 경북 안동을 방문한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몇 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이제 무혐의 났던 성남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 십수년간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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