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무사 정보융합실 작성 문건 공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군방첩사령부(구 국군기무사령부·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국면 반전을 위해 안보·보수단체 활동 강화를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1일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기무사(현 방첩사), 태극기 부대 조성에 개입'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직전인 2016년 12월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28일 센터가 군사안보지원사(현 방첩사)를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에 센터는 기무사 정보융합실에서 작성된 '안보·보수단체 활동 강화 추진'이라는 이름의 문건을 확보했다.
센터는 최근 방첩사가 방첩사령 개정을 통해 암암리에 만들어 대통령에 직보하던 현안 분석 보고서를 합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규탄해 문건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전날 방첩사령 개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당시 기무사는 안보·보수 단체 규모를 174개·924만명(예비역 단체 75개·304만명, 보훈단체 10개·53만명, 민간보수단체 89개·567만명)로 파악했다. 집회와 성명서,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일부 단체가 '국정운영 정상화' 활동을 적극 전개한다고 적혀있다.
센터는 '국정운영 정상화'라는 표현을 놓고 국정농단 사태로 촛불집회가 대규모 확산하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비정상'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수단체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치 사항을 제시했다고 한다.
예비역 단체를 대표하는 재향군인회가 대행 체제가 돼 탄핵 정국에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는 내용도 문건에 포함돼있다. 센터는 "기무사가 '태극기 부대' 형성 과정에 적극 역할을 했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기무사가 '조치 의견'을 통해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치 의견에는 주요 안보·보수단체 단체장 격려 전화(또는 간담회 개최)가 제시됐고, 단체로는 애국단체총협의회와 성우회, 경우회. 자유총연맹, 국민행동본부 등이 언급됐다.
센터는 "예비역·보수단체와 기무사가 긴밀히 연결돼 있었음을 방증하고, 기무사가 이들 단체를 사주해 박근혜 퇴진 반대 시위를 물밑에서 적극 조직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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