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시정질문…"직원 질책할 처지도 못 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연령대별로 핼러윈 축제 인식이 다른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박수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젊은층이 특정 지역에서 클럽문화, 코스튬 등을 즐기는 건 뉴스를 통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많은 인파가 일시에 몰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박 의원이 "주변에 조언하는 참모도 없었고, 그 문화를 이해할 만한 정책적 관심도 없었다"고 지적하자 "그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참사 이후) 간부회의에서 핼러윈 데이 인식에 대해 물어본 적도 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걸 알았는지 (간부들에게) 약식 설문조사도 해봤다. 그 정도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답변했다.
오 시장은 전날 질의에서 이번 참사의 원인을 '예측실패'라고 요약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이 인파가 몰릴 것은 예상 가능했다고 지적하자 "인파가 몰리는 정도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인파 때문에 압사사고가 날 정도로 많이 몰릴 것이라는 인식이 결여됐다는 점에서 예측실패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솔직히 이번 참사 뒤 담당부서인 소방재난본부, 안전총괄실 실장, 과장에게 한 번도 질책이나 추궁을 하지 못했다. 역지사지로 나라면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과연 예측할 수 있었을까는 생각해봤을 때 못했다고 짐작되기 때문에 질책조차 할 처지가 못 됐다. 결과적으로 사건 뒤에 보니 어떻게 예측을 하지 못했나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관련한 질의에는 "서울시장 휘하에 소방재난본부가 있고, 그 휘하에 25개 소방서장이 있다. 소방서장이 잘했든 못했든 책임은 수장인 제가 질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이민옥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에게 "(수사를 받는) 용산소방서장과 현장지휘팀장, 그 분들이 이번 참사의 진짜 책임자 중 하나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오 시장은 "그 분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또 "입건된 용산소방서장에게는 공식적인 법률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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