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통령이 상황 파악했다'는 의견 표명"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받은 시간을 사후에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가 달라진 부분이 없어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단해주신데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실시간 보고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이 같은 내용을 문서로 제출한 혐의로 2018년 3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지난 8월 이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은 당시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유·무선 보고했다'는 답변은 객관적 사실관계에 부합하고, '대통령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김 전 실장의 답변은 주관적 의견 표명이라 사실관계를 따질 수 없다고 각각 판시했다.
김 전 실장 측은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당시 제출한 서면에 전혀 허위사실이 없고,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는 것이 대법 판시"라며 "수사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진행됐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정호성 당시 제1부속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과 동일하게 보는 대법 판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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