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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이다] '논란 증폭' 제주동물테마파크, 유네스코 유산 훼손?

  • 사회 | 2022-11-09 00:00

제주동물테마파크, '생태계 훼손 논란' 갈등 증폭
제주 조천읍 선흘리 일부 주민 반발...서경선 대표는 '묵묵부답'


[더팩트ㅣ제주=이효균·이덕인 기자] 사업 추진과정에서 공유지 매각과 환경 훼손, 주민 수용성 논란, 금품 비리·청탁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또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곶자왈 파괴 논란부터 외국 동물의 수입 전시 갈등까지, 제주동물테마파크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 지역의 환경보전을 위해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탐사보도팀>이 테마파크 사업대상지를 찾아 문제점을 확인해 봤습니다.

서경선 (주)세앤파트너스 대표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대상지. /윤웅 기자
서경선 (주)세앤파트너스 대표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대상지. /윤웅 기자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59번지 일대. 사업대상지의 부지면적은 580,850㎡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75,469㎡)의 약 8배 크기입니다.

주요 사업내용은 휴양문화 및 상가시설(승마장·애니멀타운·향토음식점), 교육연구 및 축산체험시설(축산원 및 연수원·체험장), 숙박시설(콘도미니엄 및 클럽하우스 70실), 공공편익시설 및 녹지 등 입니다.

사업대상지 반경 500m거리에는 대천이오름과 민오름이 있고, 약 1km 거리에 방애오름이 있으며 그 밖에 꾀고리오름, 족은방애오름 등이 2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오름은 큰 화산의 옆 쪽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으로 돌하르방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제주도의 상징입니다.

약 2.5km 인근에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위치하고 있고, 7km 거리에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1966년)이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천연기념물 제444호·2005년), 김녕굴 및 만장굴(천연기념물 제98호·1962년), 벵뒤굴(천연기념물 제490호·2008년), 당처물동굴(천연기념물 제384호·1996년), 용천동굴(천연기념물 제466호·2006년)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태 공원'으로 불리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은 뛰어난 경관과 지질학·생물학적 가치로 인해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습니다.

[선흘2리 이상영 이장: 바로 가보시면 곶자왈 지역이에요. 팔색조 긴꼬리딱새 이런 새들을 그냥 참새 만나듯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멸종위기 생물들이거든요. 국제적으로 2만 마리 정도밖에 없어서 정말 보호해야 되는 동물들인데 거기에 지금 그걸 짓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는 보면 그런 게 아무것도 안 나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걸 분석해서 보고서를 만들고, 주민들이 답사를 해서 사진을 찍고 잘못했다는 걸 알렸어요.

그리고 이 지역이 중요한 게 뭔가 하면 여기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마을이에요.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거든요. 또 여기가 2018년도에는 람사르 습지 도시로 지정이 됐어요. 그러니까 여기 지역에 습지들이 많기 때문에 조천읍 전체가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 도시로 지정된 지역인데 거기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설이... 사자 30마리 호랑이 20마리 코뿔소 같은 지역의 기후와 또는 생태계도 전혀 맞지 않는 이런 것들을 키우려고 하고 있고 여기다가 호텔, 글램핑장까지 하니까 지하수 오염은 불보듯이 뻔한 지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이 찬성할 수 있는 이유가 실제로 없는 거예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대상지 인근에 위치한 오름과 세계자연유산 현황. /제주=윤웅 기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대상지 인근에 위치한 오름과 세계자연유산 현황. /제주=윤웅 기자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1997년 이래 곶자왈 지대를 지하수보존등급 2등급 및 생태보전등급 3등급 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고, 지질학적 연구가치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은 2007년에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됐습니다.

이 중 하나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사업지와 2.5km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환경훼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람사르습지 도시'에 인증된 조천읍에는 12개 마을이 있으며, 이 중 선흘1리가 '동백동산 습지'를 품고 있습니다. 사업대상지와도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영웅 제주환경연합 사무국장: 대부분은 반대 의견들의 여론이 높죠. 가장 큰 것은 환경 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 같고, 여기도 개발 입지로서는 사실 부적절한 곳인데 개발 사업 승인까지 됐었고... 사업 내용이 좀 문제가 되는 것은 여기 사파리에 야생동물들 키우겠다는 내용이어서 지역 주민 같은 경우에는 더 우려를 했고 그래서 반대가 좀 심했죠.

그런데 여기가 곶자왈하고 인접해 있고 사업 부지 일부도 곶자왈 지역에 포함이 돼 있어요. 처음부터 원래 입지가 좀 부적절한 곳인데 사업이 추진됐던 게 문제인 거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또 문제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 시설 설립에 대한 찬반이 명확히 갈리며 불화를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취재진: 테마파크 생기는 걸로 찬반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주 주민 인터뷰: 굉장히 힘들죠 지금. 정말로 동네 사람 전체가 한 가족같이 살았는데, 그 싸움들이 너무 골이 깊고 법정싸움까지 벌어졌어요.]

당시 대명측은 2017년 12월 제주도에 재착공을 통보하고 사업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맹수와 120실 규모의 호텔이 등장하면서 '대규모 사파리 시설'로 사업 성격이 바뀐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3월 마지막 심의 절차인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부결’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심의위원들은 투자 적격성과 자본조달, 주민 수용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사파리 시설'로의 사업 변경은 무산됐지만 2007년 1월 승인된 기존 '가축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런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듣기 위해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를 찾았습니다. 서 대표는 대명소노그룹 박춘희 회장의 장녀로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의 지분을 100%로 가지고 있는 (주)서앤파트너스 대표입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듣기 위해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를 찾았다. 서 대표는 대명소노그룹 박춘희 회장의 장녀로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의 지분을 100%로 가지고 있는 (주)서앤파트너스 대표다. /윤웅 기자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듣기 위해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를 찾았다. 서 대표는 대명소노그룹 박춘희 회장의 장녀로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의 지분을 100%로 가지고 있는 (주)서앤파트너스 대표다. /윤웅 기자

[취재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더팩트 이덕인 기자라고 합니다. 제보받은 게 있어서 몇 가지 여쭤보려고요.]

[서경선 대표: ···]

[관계자: 잠시만요. 안돼요.]

[취재진: 명함 받아주세요. 제주동물테마파크 관련해서 (주민들)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요.]

[서경선 대표: ···]

취재진은 서경선 대표를 찾아 환경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려 했지만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제주동물테마파크와 소노인터내셔널, 서앤파트너스를 찾아 입장을 남겨달라 요청했지만 다시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제주도 관광객은 2010년 500만명에 불과했지만 10년만에 1500만명까지 관광객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문제, 문화재 훼손, 자연 파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 사업 외에도 제2공항 개발사업과 제주해군기지, 해양폐기물사업, 축산악취, 대정해상풍력사업, 송악산 개발, 비자림로 확장·포장 공사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들 조차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8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 해변이 환경오염 문제로 몸살을 앓자 ‘시궁창’이라고 표현하며 6개월 동안 폐쇄하고 정비를 했습니다. 하수관을 건설하고 해변에서 음주와 쓰레기 투기 등을 강력하게 단속해 해변을 살려낸 것입니다.

차별화된 자연환경, 다양한 문화유산은 관광 제주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필리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아름다운 환경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윤웅 기자>


anypic@tf.co.kr
탐사보도팀 jeb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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