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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배정’ vs ‘학습권’…초등 입학 앞두고 학부모 갈등 격화

  • 사회 | 2022-11-08 00:00

수서 신희타 “2km 통학, 교통사고 위험 커”
기존 학부모 “교육 선택권 침해”
율현초 “교육청에 대책 마련 요구”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율현초등학교는 내년 입주하는 신희타 예비 입주민 자녀들의 입학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사진은 7일 오전 열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장자협의회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율현초 배정 촉구 결의대회'./안정호 기자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율현초등학교는 내년 입주하는 신희타 예비 입주민 자녀들의 입학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사진은 7일 오전 열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장자협의회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율현초 배정 촉구 결의대회'./안정호 기자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지금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기도만 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멈추고 해결방안을 찾아달라."

세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A씨는 2023년 6월부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신희타)에 입주할 예정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그는 입주 후 맞은편에 위치한 학교 대신 약 2km 떨어진 학교로 아이를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8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입주하는 '신희타' 예비 입주민 학부모들은 자녀 입학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 강남구 자곡동 율현초등학교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당초 예정됐던 신희타 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 무산이 문제의 발단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예정 부지에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주변 학교로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부결했다.

이에 다자녀·신혼 가구가 많은 수서역세권 신희타 예비 입주민들은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한 차선책으로 200m 거리에 위치한 율현초로 입학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율현초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세다. 신희타 입주 학생 전원을 율현초에 배정할 경우 학급당 30명 이상의 ‘초과밀학급 상태’로 기존 학생들의 기본권·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교내 학급수를 늘리는 방안도 음악실·실과실 등을 일반 학급으로 전환할 경우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 침해가 발생해 기존 학생들이 받던 기본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내년 입주자 중 초등학생 전입 추정 규모는 240여명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율현초등학교는 내년 입주하는 신희타 예비 입주민 자녀들의 입학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사진은 7일 오전 열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장자협의회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율현초 배정 촉구 결의대회'./안정호 기자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율현초등학교는 내년 입주하는 신희타 예비 입주민 자녀들의 입학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학부모와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사진은 7일 오전 열린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장자협의회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율현초 배정 촉구 결의대회'./안정호 기자

이날 오전 신희타 예비 입주민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녀들의 율현초 배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입주를 앞두고 율현초 일부 학부모들은 신희타에서 2km 떨어진 학교로 자녀들을 전부 보내라는 민원을 조직적으로 내고 있다"며 "(신희타 입주 자녀들이) 전원 율현초에 배정되더라도 학급당 1~2명 정도 인원이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다"며 "교육청은 관련 법령에 따라 수서역세권 아이들을 전원 율현초로 배정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예비 입주민은 "신희타는 결혼 7년 이내 또는 7세미만의 자녀가 있는 가구가 대부분이기에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어린 자녀가 그렇게 먼 학교로 통학을 하면 교통 사고의 위험이 크고 날씨에 따라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외쳤다

현재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과밀학급 기준은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통학거리를 1.5㎞ 이내로 지정해야 한다.

신희타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공개한 지난 8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수서역세권 학교설립 관련 현황’에 따르면 율현초는 수서역세권을 반영해 학급당 인원을 2022년 25.0명, 2023년 29.9명, 2024년 29.0명, 2025년 27.6명, 2026년 26.1명, 2027년 22.5명으로 예상했다.

이에 협의회측은 "우리 아이들이 입학하면 학급당 29명이 되는데 학급당 1~2명이 늘어나는 것이 정녕 이웃을 수용하지 못할만큼 큰 어려움인가"라고 강조했다.

반면 율현초 학부모측은 "기존 750명 기준으로 건축된 율현초의 재학생은 950명 수준으로 학급당 인원수 25명으로 이미 과밀 상태"란 입장이다. 학부모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5.4명으로 추산된 학급당 학생수는 2023년 33.6명, 2024년 33.1명, 2025년 33.1명, 2026년 33.4명, 2027년 31.4명으로 예측했다.

교육당국은 양측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양측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하는 문제는 학교와 시교육청 간의 의견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율현초 측은 "과밀학급은 최대한 방지할 것"이라면서 "현재 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놓은 상태"라고 답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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