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유해 발굴·기림비 설치 등 권고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에 대해 국가가 공작원 유해를 발굴하고, 유족들의 피해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21일 "실미도 부대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은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4월 1일 중앙정보부와 공군 주도로 북한 침투작전을 목표로 창설됐다. 실미도 부대 소속 31명의 공작원은 민간에서 모집돼 3년 4개월 동안 군사 훈련을 받았고, 훈련 과정에서 7명이 사망했다.
이후 24명의 공작원은 1971년 8월 23일 공군 기간요원 18명을 살해한 뒤 실미도를 탈출했다. 탈출 과정에서 공작원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나머지 22명의 공작원은 버스를 탈취해 서울 진입을 시도했고, 군·경과의 총격 도중 18명이 사망했다.
살아남은 공작원 4명은 1971년 12월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3월 공군 부대에서 사형이 집행될 당시 이들 가족이나 친척은 사형 집행 사실을 통지받지 못했고, 사형 집행 이후 시신은 임의로 암매장됐다.
진실화해위는 "공작원 4명의 사형 집행 통지 및 시신 인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당시 '군행형법'과 '군행형법 시행령'을 위반한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며 "유족들이 현재까지도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근본적 원인이고,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는 공작원 4명의 유해 매장지로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가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했다.
진실화해위는 유해 암매장에 대한 위법성 및 유해 매장지가 규명된 만큼 국가가 공작원 4명의 유족에게 사과하고, 유해 발굴과 기림비 설치 등 피해구제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sp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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