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전' 아니면 어렵다는데…일반수형자 형평성 문제도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 연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형집행정지를 다시 신청하면서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수원지검에 이번 주말 형집행정지 연장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의혹과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았다. 당뇨 등 지병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지난 6월 형집행정지 3개월을 허가 받아 자택에서 지내는 중이다.
형집행정지는 수형자의 건강이 악화할 우려가 있을 때 형벌을 일정기간 정지하는 제도다. △ 70세 이상 고령 △임신 6개월 이상 △직계존속이 70세 이상 또는 중병,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신청 가능하다.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는 오는 27일 종료된다.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재수감된다. 법조계에는 이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형집행정지 연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됐으나 반대 여론과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으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이 사면 대신 형집행정지를 계속 연장 신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다만 3개월씩 연장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2개월, 1개월로 줄이는 식으로 연장된다. 밖에 나와 있으나 사실 형기가 주는 것은 아니다. 형집행정지 상태에서 사면이 되면 사면을 조금 빨리 받는다는 효과는 있겠으나 사면이 전제된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가 연장된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임종을 앞두거나 출산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일반 수형자에게 형집행정지 허가는 드문 일이라고 전해진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죽음 직전이 아니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정경심 전 교수가 지난 8일 형집행정지를 다시 신청하면서 이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정 전 교수는 지난 8일 형집행정지를 거듭 신청했다. 검찰이 첫 번째 신청을 불허한 지 3주 만이다.
형집행정지 불허 당시 심의위원회는 정 교수의 향후 수술이나 치료 계획에 구체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형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누구는 해주고' 식으로 정치적 해석이 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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