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곳 중 3곳 먼저 건설…시간당 100~110㎜ 처리 가능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추진을 선언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
서울시는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사업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 등 3곳부터 건설 작업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때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과거 계획대로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 등 6곳에 지을 계획이다.
강남역은 주변보다 10m 이상 낮은 지형 때문에 많은 비가 내리면 빗물이 모이는 특성이 있다. 이곳은 강남역~한강 구간에 길이 3.1㎞로 시간당 110㎜ 이상의 폭우를 견디는 터널을 건설한다.
광화문 일대는 인근 인왕산과 북악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터널은 종로구 효자동~청계천 구간에 길이 3.2㎞, 시간당 100㎜ 이상의 빗물을 처리하는 규모로 만든다.
도림천은 인근 관악산의 경사가 가팔라 빗물이 빠르게 유입되고, 다른 하천에 비해 폭이 좁아 수위 상승이 빠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동작구 신대방역~여의도 구간에 길이 5.2㎞, 시간당 100㎜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다.
오 시장은 지난달 집중호우 때 피해 현장을 돌아본 뒤 터널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과거 임기 때인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7곳에 터널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전임 시장 때 신월동을 제외한 6곳이 중단됐다.
먼저 작업을 진행하는 세 곳은 내달 각 사업별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한다. 이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2027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강남역 3500억 원, 광화문 2500억 원, 도림천 3000억 원 등 9000억 원이다.
터널이 완공되면 이 지역들의 침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에 따르면 과거 계획 중 유일하게 중단되지 않고 건설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없었다면 지난달 폭우 때 그 일대 37.7㏊, 600세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규모 침수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라며 "시민 및 각계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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