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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자료 은닉' 전 SK케미칼 부사장 1심 징역 2년

  • 사회 | 2022-08-30 19:00

기소 3년여만…임직원 대부분 유죄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판매기업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피해자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판매기업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피해자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유해성 자료를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철 전 SK케미칼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9년 4월 기소 후 약 3년 4개월 만에 첫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부사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 임직원들도 징역 10개월~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SK케미칼·SK이노베이션 법인에는 각 무죄를 선고했다. 관련 보고서를 정당한 사유없이 제출한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알리며 증거자료를 은닉했다"라며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는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고 증거 자료를 은닉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의 범행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 전 부사장 등은 SK케미칼의 전신 유공이 국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1994년 서울대학교에 의뢰해 이뤄진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2018년 1월 환경부 현장 조사에서 서울대 연구팀이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흡입독성 실험 연구보고서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케미칼은 안전성이 확인돼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으나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언론과 국회의 요청에는 '자료가 없다'라고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상 환경부에 거짓된 자료나 물건, 의견 등을 제출한 사업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은 4월 결심 공판에서 "소비자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한 참사의 관계사들은 진상 규명에 협조하기는커녕 회사 역량을 동원해 장기간 집요하게 진실을 가렸다. 피고인들을 엄벌해 법의 준엄함을 일깨워야 한다"라며 박 전 부사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두 법인에는 각각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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