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최 전문가 토론회…다목적 터널 제안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추진을 선언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과 관련해 터널로 빗물이 제대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전체 배수시스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동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위원은 2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어떻게 가야하나'를 주제로 열린 수해예방 긴급포럼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반포천 유역분리터널은 직경이 6.5m나 되고 실험으로 파악했을 때 충분한 배수 역량을 확보했다"며 "다만 (이번 집중호우 때) 빗물받이를 통해 충분히 물이 유입되지 못하는 등 상황 땜에 시설 용량 만큼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빗물이 충분히 유입이 돼야 배수터널이 역할을 할 수 있다. 반포천은 그런 부분이 다소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대심도 터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터널의 배수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배수시설 정비와 적절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 많은 논의가 구조적인 부분에 맞춰져 있는데 성능 목표라고 할때 실제 성능을 발휘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욕조를 충분히 크게 만들어도 물이 제대로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당 100㎜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인데 실제로는 70, 80㎜밖에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며 "제반 여건이 같이 가지 않는다면 10년 뒤 똑같은 문제 발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오 홍익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시내에 32개 저류조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공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분산돼있는 저류조를 입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AI를 활용해 어느 시점에 물을 어느지점으로 보내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인 만큼 배수 뿐만 아니라 도로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터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선권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심도 터널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지하 40~50m에 직경 7~10m 관로를 지하 하천 정도 규모로 구축하게 된다"며 "빗물저류용도로만 쓸 경우 이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서 1년에 15일 정도 평균 10~15일 가동한다. 일정 규모 이상 호우 때만 이 터널을 운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SMART 터널 등 사례를 보면 배수 용도로만 쓰는게 아니라 도로로 활용한다"며 "다목적·다기능 터널을 구축해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집중호우로 시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자 예방을 위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상습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6곳을 더 만든다는 계획이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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